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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께서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주장해온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소득·재산·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는 빈곤층만을 선별해 지원하는 기존 복지 방식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삶을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 권리’로 인식해야 한다는 철학에 기반한다. 그는 복지를 특별한 시혜가 아닌 시민의 권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구상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시행한 ‘청년기본소득’과 ‘재난기본소득’은 이재명 기본소득의 실험장이었다.
이재명 기본소득이 강조하며 살피는 또 다른 핵심은 경제 구조의 변화이다. 오늘날의 부(富)는 노동만으로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토지, 데이터, 플랫폼, 기술 발전 등 사회 공동의 자산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불로소득에 과세하고, 그 수익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환원하는 것이 공정하다. 여기에 국토보유세, 탄소세, 디지털세 등이 기본소득 재원에 대한 구상으로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재명 기본소득은 단기간에 완성될 정책이라기보다 장기적 사회 전환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적 설계도라 할 수 있다.
[농촌 기본소득]
대한민국 농촌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짓는 정책의 핵심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 농업은 유지되지만, 농촌은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 속 역설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질문 앞에서 ‘농민수당’과 ‘농촌기본소득’은 자주 함께 언급되지만, 두 제도는 목적과 철학에서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두 제도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농촌 지역의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농민수당은 농업인의 농업 활동에 대한 보상을 핵심으로 한다. 농민이 식량 생산, 환경 보전, 농촌 경관 유지 등 국가를 지지하는 공익적 기능에 대해 사회가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정책이다. 따라서 지급 대상은 농업 경영체로 등록된 농민이며, 일정한 영농 요건과 거주 요건을 전제로 한다. 이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데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농촌 사회 전체의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농촌기본소득은 농촌에 거주한다는 사실 자체를 정책의 기준으로 삼는다. 농업 종사 여부와 무관하게 농촌 주민 모두에게 조건 없이 기본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농촌을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인식하겠다는 정책적 전환을 의미한다. 농촌기본소득의 목표는 농업 보호를 넘어, 농촌 지역의 공동체 자체를 유지하는 데 있다.
두 제도의 차이는 정책 효과에서도 드러난다. 농민수당은 농가 소득 안정과 영농 지속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진다. 특히 소규모·고령 농가에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 그러나 농민이 아닌 농촌 거주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농촌기본소득은 대상의 폭이 넓은 만큼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주민 전체에게 지급되는 소득은 지역 내 소비로 연결되며, 농업 외 일자리와 서비스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또한, 귀농·귀촌이나 청년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민수당이 농업을 지키는 정책이라면, 농촌기본소득은 농촌을 지키는 정책이다. 농업만 남고 사람이 사라진 농촌은 지속할 수 없으며, 농촌 없는 농업 역시 성립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하나를 폐기하거나 대체하자는 논쟁이 아니라, 두 제도를 지역 유지 전략으로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는 정책적 상상력이다. 농촌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삶과 생산을 함께 지키는 다각적 접근 속에 비로소 열릴 수 있다.
[영암형 기본소득]
영암군민을 위한 기본소득에 관한 조례가 최근 영암군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2월 한 달간 영암군에 거주하는 영암군민이면 누구나 기본소득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영암군 기본소득은 농업 종사 여부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영암군에 거주하는 군민 모두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의 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이는 농민만을 지원하는 농민수당이나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복지와 달리, ‘영암에서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를 정책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고 기본소득을 통해 영암군에 거주하는 모든 군민의 생활 안정과 인구소멸지역인 영암군이라는 공동체 유지를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영암군 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지급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화폐를 활용한 지급 방식을 통해 소비가 지역 내에서 순환하도록 설계되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을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영암군 기본소득은 복지 정책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영암군 기본소득은 완성된 제도는 아니지만,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실험이라는 데 그 가치가 있다. 그리고 “농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영암군 기본소득은 개발이나 시설 확충이 아닌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답할 것을 기대한다.
2026.03.1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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