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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율 30%→80% 개선에도”…축제로 이어지지 못한 현실
올해 유채꽃 축제의 취소 원인은 작년.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생육 부진이다. 다만 올해는 이상기후보다는 파종 시기 지연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영암농협은 가을 벼 수확이 늦어지면서 유채 파종 시기도 함께 늦어졌고, 이로 인해 개화 시기와 생육 상태가 축제 일정에 맞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유채는 적기 파종 여부에 따라 생육 상태가 크게 좌우되는데, 파종 시기가 늦어질 경우 개화가 늦어지고 꽃의 밀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암군에 따르면 올해 천황사 지구 유채단지 개화율은 약 80% 수준이다. 지난해 30% 수준(29.7%)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축제 개최 기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유채꽃 축제는 특정 포토존 중심이 아닌 전체 동선에서 균일한 개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올해 역시 구간별 편차가 크게 나타나 ‘부분 개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구간은 비교적 양호한 개화 상태를 보였지만, 중간 구간이 비어 보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축제 완성도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암농협 관계자는 “전년보다 상황은 나아졌지만, 정상적으로 축제를 열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며 “관람객 기대에 못 미치는 상태에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재배 구조와도 직결된다. 벼 수확 이후 유채를 파종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매년 파종 시기가 늦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됐고, 이는 생육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영암농협은 올해부터 벼 대신 조사료용 작물을 도입해 수확 시기를 앞당기고, 유채 파종을 10월로 앞당기는 방식으로 재배 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 “관리 보완에도 한계”…군, 기후.토양 복합 요인 강조
영암군은 올해 상황을 단순한 관리 부실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점토질 토양으로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올해는 배수로 정비 등 관리가 이전보다 보완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문제로 지적됐던 배수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개선 작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어 “3월 초까지만 해도 축제 개최를 전제로 농협과 협의를 이어갔고, 배수로 정비 등 대응도 병행됐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개화 상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불가피하게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꽃 축제는 기상 영향이 큰 데다 토양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차후 축제를 위해서는 결단력 있는 선택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영암군은 올해 축제를 전면 취소하는 대신 ‘상춘객 맞이’ 형태로 방향을 전환했다.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영암읍 개신리와 군서면 도갑리 일원에서 축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군 집계에 따르면 행사 첫 이틀간 방문객은 총 2,712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영암읍 개신리에는 1,475명, 군서면 도갑리에는 1,237명이 각각 방문해 양 지역으로 관광객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군서면 도갑리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방문객이 유채꽃을 활용해 꽃다발과 포토카드를 만드는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광객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현장에서 직접 꽃을 고르고 꾸미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콘텐츠로 작용했다.
반면 개신리는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경관 중심 방문이 이어지며 기존 관광지로서의 강점을 유지했다. 별도의 체험 없이도 자연 경관 자체가 관광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 LMO 사태 딛고 회복한 군서…대체 개최지 가능성 부상
군서면 유채단지는 과거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지난 2016년 마을경관보전사업 과정에서 재배된 유채가 미승인 유전자변형생물체(LMO)로 확인되면서 전량 폐기됐고, 이후 사후관리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장기간 재배가 제한됐다. 이로 인해 사실상 유채꽃 단지 조성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사후관리 대상에서 해제된 이후 유채 재배가 재개됐고, 최근에는 다시 봄철 경관을 형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군서농협 관계자는 “논콩 재배 이후 유채를 파종하는 체계를 구축하면서 파종 시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콩 수확 이후 전면 경운과 복토, 다짐 작업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한 것이 안정적인 생육환경 조성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배 방식 차이는 올해 개화 상태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서 지역은 비교적 양호한 개화 상태를 보이며 가능성을 확인했고, 체험 프로그램과 결합되면서 축제 대체지로서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 개최지 재편 논의 본격화…“관광객 중심으로 판단”
축제가 3년 연속 취소되면서 영암군 내부에서도 더 이상 현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유채꽃 축제의 개최 방식과 입지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은 하반기 중 영암읍과 군서면 주민, 각 농협,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논의를 통해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개최지를 한 곳으로 일원화할지, 또는 지역별 특성을 살린 이원화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내년 ‘영암 방문의 해’를 앞두고 중요한 기준은 주최 주체가 아니라 관광객 만족도”라며 “어디서, 어떻게 운영해야 더 많은 방문객이 만족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암농협 역시 축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벼 재배를 포기하고 조사료용 작물로 전환하는 등 구조 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채꽃 축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축제 운영 비용 부담과 지원 규모의 한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축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단일 경관형 축제에서 벗어나 체험.판매.관광을 결합한 복합형 콘텐츠로 전환해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년 연속 취소라는 결과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일 수 있다. 월출산 유채꽃 축제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 그리고 다시 안정적인 봄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6.06.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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