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와 한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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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산로에서

‘인공지능(AI) 시대’와 한자 교육

김기중 영암향교 상임장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다. 빅데이터(Big Data),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Algorism), 챗봇(Chatbot) 등의 전문용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으며, 새로운 용어들 또한 계속 생성되고 있다. 설령, 전문용어들을 굳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휴대폰에 깔려있는 ‘앱(Application)’만 잘 활용한다면 시간적, 경제적, 정서적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원거리 예매나 예약, 자동 전원 작동 시스템뿐만 아니라 언어 동시 번역, 각종 인사말 작성까지도 친절하게 대행해주고 있다. 가히 인공지능 시대 문맹(文盲)의 척도는 휴대폰 활용 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히 문명의 이기(利器)를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최고의 척도가 되었다는 사실에는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당대(當代)를 넘어 저 먼 미래까지 내다볼 때 그것이 우리 인류의 삶에 궁극적인 행복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파고드는 범위가 확대되면 될수록 그에 따른 문제점 또한 심각하게 노정(露呈)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동화 시대인 만큼 로봇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차치(且置)하더라도, 알고리즘의 편향성이나 성별·연령별 인식 오류로 인한 피해와 그에 대한 책임소재의 부재, 사이버 보안 공격이나 무기화,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딥페이크(deepfake) 남용 등 각종 사회·윤리적 폐해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역량을 갖춘 인간 육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반증(反證)한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전적 의미일 뿐, 오늘날 더욱 혼탁해져가는 디지털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진정한 ‘디지털 문해력’이란 편향적인 알고리즘이나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디지털 기기나 인공지능 기술의 선용(善用)을 가능하게 해주는 윤리적·비판적 태도와 사고 능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상급학교 진학과 취업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 사회 교육 현실로 볼 때 이러한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단초(端初)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영암향교 유명한 일화 중 하나로, 한자에 능통하여 두루 존경을 받았던, 지금은 고인(故人)이 되신 유림(儒林) 중 한 분이 지금도 회자(膾炙)되고 있다. 고인께서 영암향교를 출입하실 당시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자, 어느 후학 한 분이 “선배님은 어찌 그리 한자를 잘 아십니까?”고 어쭈었단다. 그러자 고인께서는 “내가 뭐 따로 특별히 배운 게 어디 있었겠나? 그저 어릴 때 서당 훈장을 하셨던 할아버지 밑에서 배운 게 전부라네” 하시면서, “한 글자라도 못 외우면 회초리로 손등을 어찌나 아프게 맞았는지 그때는 어린 마음에 할아버지 원망도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경험이 피가 되고 살이 된 것 같다네”라며 당시를 회상하곤 하셨다고 한다. 이는 어릴 때부터 뜻글자인 한자를 배우면 일찍 문해력이 길러져 전반적인 이해력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특히 요즘 같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디지털 문해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한다.

2026년 6월 5일(금)은 영암향교 역사상 뜻깊은 날로 기억된다. 바로 ‘꼬마왕인한문학당’ 입학식이 거행되었던 날이다. 그날 이후 매주 금요일 10시가 되면 35명의 5~6세 학동(學童)들이 초롱초롱한 눈빛과 청아한 음성으로 ‘사자소학(四字小學)’을 암송한다. “ ~ 욕보심은(慾報深恩), 호천망극(昊天罔極) ~ ,” 이제는 명륜당(明倫堂)이 효심 가득한 아이들의 기운으로 넘쳐난다. 머지않아 그 기운은 향교 담장을 넘어 영암의 거리와 골목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언제라도 금요일에 향교 한 번 들러주시면 좋겠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영암향교 | 인공지능(AI)시대 | 한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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