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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3선 불가론'이 제기되는 이유
[506호] 2018년 03월 02일 (금)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윤광제
시조시인
예비역 육군소령

숫자 3!
동양에서는 숫자 3을 가장 완벽한 숫자라고 한다.
단군 신화에서는 풍백, 우사, 운사 3신이 등장해 고조선의 농경사회를 은유적으로 담았다. 고구려 건국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는 영원불멸을 의미했다고 한다. 훈민정음은 천지인(天地人)을 근본으로 삼았다고 하며, 조선의 정승 제도도 3정승 체제였으며, 전래동화를 봐도 주인공은 3형제중에 막내가 많다. 3은 음양의 조화를 논할 때 양(陽)의 숫자이며 그 양이 겹치는 음력 9월 9일은 그야말로 강력한 날이라서 중양절이라고 불렀다.
신호등도 3색이며, 메달도 금은동으로 3가지이고, 서로 물고 물리는 가위, 바위, 보도 3가지이다. 삼시 세끼를 먹으며, 물건의 품질과 크기는 상중하, 대중소로 나눈다. 24절기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무더운 여름날 복날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부른다. 사진 찍을 때 세우는 것도 삼각대, 건축에서도 튼튼한 구조물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도 삼각형 모양을 말하는 트러스 구조이다. 시점도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할 때 3가지로 분류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방 자치단체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3선(選)은 정치인생의 완성으로 부른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시장의 독주를 막으려는 듯 박영선이 의원이 3선 불가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충북지사 선거에도 3선 불가론을 들며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도대체 3선이 무엇이기에?
현재 대한민국 헌법 제70조는 대통령의 임기를 5년이라고 못 박고 재임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지방자치법 87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은 최대 3회로 제한하고 있다. (단, 국회의원은 연임에 대한 제한이 없다.) 그래서 3선을 지자체장 경력의 완성으로 받아들이며 그만큼 높이 평가한다.
문제는 임기 12년을 마치면 퇴임과 동시에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3선을 달성하면 더 이상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숨겨진(?) 프로젝트를 마구잡이로 진행할 수 있다고 우려를 한다. 브레이크 고장난 폭주기관차에 비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선 불가론을 얘기할 때 보통 세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3선 단체장에 대한 피로감이다. 너무 오래 봐서 이제는 질린다는 말이다. 질리는 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너무 오래 봐 왔다는 것이 문제이고, 보통 이쯤 되면 나이도 많아서 나이 많은 것도 거부감에 대한 이유로 추가된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정치인에게는 억울하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둘째는 재선과정에서 발생한 측근들과 토착세력의 부정부패 연루이다. 후보가 부패의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매우 청렴한 후보의 경우 측근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함께 심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셋째는 레임덕이다. 레임덕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당선자 본인이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상실되고 노후자금 확보에 몰두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이번 당선자는 다음이 없기 때문에 공직자들이 새로운 인물에게 줄을 대기 위해 노력하고, 이번 당선자의 사업에 관여해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다가 처벌받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도 피해자는 지역민이 된다.
우리 지역(장흥, 강진, 영암)에서도 3선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 김철호 전 군수와 김일태 전 군수가 3선에 도전했지만 두 전 군수는 모두 3선에 실패를 했고, 3선에 대한 부담감 탓이었는지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장흥에서도 이명흠 전 군수가 3선 출사표를 던졌으나 ‘3선 불가’여론을 업은 도전자 김성 후보에게 군수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강진에서 A군수만이 3선에 성공했을 뿐이다. 다만, A군수는 초선을 보궐선거로 당선 됐고, 3선에 성공하고는 4년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않았기에 지금도 주민들 사이에 화두가 되고 있다.
당시 A군수는 출마당시 주민들로부터 3선이 되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어야 했다. 이때마다 A군수는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에 군민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A군수는 3선의 영광을 안자마자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착착 준비를 실행하더니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결국 국회의원으로 신분을 상승시키고 말았다. 당시 A군수가 2년을 채우지도 않고 점프하는 바람에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멘탈의 붕괴를 맛보고 후반기(?) 군수의 인사조치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편 B군수는 금품수수 공무원의 구속, 지역 사업에서 측근 업체 특혜 의혹, 전남도 정기 종합감사중 인사업무과정상 발생한 부적정 행정행위가 지적됐고, 군의 지원을 받았던 지역 언론사 관계자가 사기 혐의로 조사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가 됨에 따라 여론을 예의주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B군수는 혹시 3선 반대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알고 있을까? 군수 3선에 대한 군민의 피로감을 접했다면 무리한 출마보다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더 현명한 처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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