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 소외된 농민수당은 반쪽짜리 정책!
여성농민 소외된 농민수당은 반쪽짜리 정책!
  • 영암군민신문
  • 승인 2019.05.24 15:02
  • 호수 5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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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미 <br>전남도의원(영암2·정의당)
이보라미
전남도의원(영암2·정의당)

여성농민들이 절규하고 있습니다.
기나긴 세월동안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농민의 지위를 새롭게 시행되는 농업정책인 만큼 농민수당 시행에서는 제대로 인정해 달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라남도에서는 농민수당을 실현하기 위하여 용역을 진행 중에 있으며 시군별 공청회를 거쳤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지급 대상입니다. 4월 30일부터 4차례에 걸쳐 열렸던 공청회에서 여성농민들은 농민수당을 경영체 단위로 지급할 경우 여성농업인들이 소외받을 수 있다는 점을 줄기차게 지적하였습니다.
여성농민은 전체 농민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60% 이상의 농업 노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남도에서는 농업경영체를 등록한 농가단위를 기준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남성 가장 중심으로 등록되어 있는 농업경영체 단위로 농민수당이 지급된다면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민들이 소외되어 여성농민들의 상실감과 자긍심 하락이 자명한 일입니다.
문해학교가 열리고 있는 마을회관에 가 보십시오. 어머니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가정 형편 때문에 뒤로 밀리고 남자형제들에게 양보해야 했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어머니들은 80이 넘어서야 글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이름을 쓰고 글을 읽는 기쁨에 새세상을 본 것 같다는 어머니들의 얼굴에는 그동안의 차별에 대한 보상을 받은 듯한 표정이 함께 드리워 있습니다.
여성농민들은 농촌에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여성농민들은 이런 차별속에서 가사노동, 육아, 마을 대소사까지 치러내며 농삿일까지 담당해도 자신이 농민임을 인정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농지에서 함께 농사를 지어도 농협조합원이 될 수 없었던 여성농민들은 1995년에서야 조합원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고, 2017년에서야 농업경영체 등록 시 공동 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공동경영주로 등록이 가능하던 것이 2018년에서야 스스로 등록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여성농민들은 농민으로써의 지위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남도에서는 이런 여성농업인들의 바람을 외면한 채 지급 대상을 바꾸지 않고 여러 가지 핑계들을 늘어놓기에 급급합니다.
농가 단위로 지급하는 방법은 수당의 기본 원리와도 맞지 않습니다.
청년수당이나 아동수당이 그들이 있는 세대가 아닌 개개인에게 지급되듯이 농민수당 역시 농가 단위가 아닌 농민 개개인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개인당 지급되어야 하는 수당의 기본 원리를 모른척하고 경영체(농가) 단위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입니다.
경영체 단위를 기준으로 지급하게 될 때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2016년 충청남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을 때 경영체 등록수가 20% 정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농민수당을 수령하기 위해 중·대농이 두 개 또는 세 개로 경영체를 분리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경영체 기준으로 지급하게 되면 이런 편법이 난무하고 소농들은 역차별을 받는 현상이 발생되면서 제도의 취지가 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없애고 여성 농민들의 자긍심 향상을 위해서라도 농민 전체에게 개인별로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일 것입니다.
재정 여건이 문제라면 기초연금 지급 방법과 유사하게 1인 가구 100%, 2인 가구 170%, 3인 가구는 240%, 4인 가구는 320% 식으로 지급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농민수당 지급을 앞에 둔 현 시점에서 여성농민들은 농민으로서의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업농촌에서 60% 이상의 농업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 여성 농민들의 지위 향상과 자긍심 없이는 농업농촌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다 많은 여성 농업인들이 직접 농민 수당을 수령하지 못한다면 반쪽짜리 농업 정책이 될 것이고, 2011년 이후 성 평등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라남도는 여성들에게 외면당하는 광역자치단체가 될 것입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광역자치단체의 농민 수당이 여성농업인들에게도 지급될 수 있는 농업정책으로 완성되길 기대하며 영암군에서 준비중인 농민 수당 역시 여성 농민의 지위를 인정하는 정책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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