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 다시 풍년 농사…들썩이는 쌀값
집중취재 - 다시 풍년 농사…들썩이는 쌀값
  • 이승범 기자
  • 승인 2021.10.08 15:20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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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면적 늘고 작황 양호…쌀 공급과잉 및 수확기 가격하락 전망

전남도, 쌀 연간소비량 지속 감소 2021년산 과잉물량 28만t 선제적 시장격리 촉구

영암농민단체, 통합RPC 우선지급금 결정에 강력 반발 쌀가격결정위원회 구성 요구

가을장마 등 기상이변에도 불구하고 올 벼농사가 풍년으로 평가되면서 쌀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관측' 10월호에 의하면 2021년 쌀 생산은 재배면적이 73만2천477㏊로 전년 대비 0.8% 늘었고, 단수는 평년작 내외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곡에 대한 예상수요량을 고려할 때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이에 따라 수확기(10∼12월)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전남도는 과잉물량에 대한 신속한 시장격리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또 (사)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사)영암군쌀생산자협회, 영암군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은 영암군통합RPC의 우선지급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재결정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들썩이는 쌀값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KREI 쌀 생산 및 가격 전망
KREI가 분석한 쌀값동향을 보면 올 들어 지난 6월 이후 산지 쌀 가격은 수확기 및 전년 대비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9월 5일 기준 전국 산지 쌀값은 5만4천758원(20㎏)으로 전년 대비 13.9% 상승했다. 반면 단경기(7∼9월) 5만5천583원이나 6월 5만5천904원, 7월 5만5천862원, 8월 5만5천580원 등과 비교해보면 완만한 하락세에 있다.
이에 대해 KREI는 올 1∼8월 중 정부양곡 31만여톤의 시장공급으로 물량 부족 현상이 해소되고, 쌀 판매 감소로 인해 재고 부담이 있는 일부 산지유통업체의 가격 인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고동향에 대해서는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 8월 말 기준 재고량은 18만9천톤으로 전년대비 5만7천톤(42.9%) 증가했고, 2020년산의 재고 소진은 10월 중순 쯤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올 쌀 재배면적은 73만2천477㏊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이는 올해 논 타 작물 재배 지원사업 종료 등의 영향으로 타 작물 면적 일부가 벼로 회귀했고, 쌀값이 상승하는 등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됐다. 벼 재배면적은 2016년 전년 대비 2.6% 줄어든 것을 비롯해 2017년 3.1%, 2018년 2.3%, 2019년 1.1%, 2020년 0.5% 각각 줄어들었으나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생육상황도 가을장마 등 기상이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관측센터 논벼 표본 농가 조사 결과 조생종의 경우 출수 전후 일조량이 많아 도정수율도 전년 및 평년 대비 증가했고, 중만생종은 8월 말에서 9월 초 잦은 강우의 영향으로 조생종에 비해 부진하기는 하나 평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7∼8월 중순까지 기온 및 일조시간 등 기상 여건이 양호해 벼알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올 들어 9월 1일 기준 농촌진흥청의 벼 생육 조사 결과에서도 포기당 이삭 수는 전년 및 평년 대비 1.3∼1.6개 많은 22.6개였고, ㎡당 벼알 수도 3만4천992개로 전년 대비 4.3%(1천451개), 평년 대비 3.0%(1천35개) 증가했다. 올해는 8월 중순까지 평년 대비 기온이 비슷하고, 일조량은 많아 벼 생육이 양호, 단위면적당 벼알 수가 전년 및 평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KREI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2021년 산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증가해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2021년 산 수확기인 10월부터 12월까지 쌀값은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KREI는 특히 수확기 뿐만 아니라 단경기에도 재고 누적 등의 영향으로 역계절진폭(전년 수확기 대비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 발생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 쌀값 안정 선제적 시장격리 촉구
KREI의 분석 결과와 최근 쌀값 하락 추세를 감안한 전남도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에 선제적 시장격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 10월 3일 '2021년 산 쌀 공급과잉 예상물량 시장격리 등 특별대책 건의 성명서'를 통해 "올해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데다 작황도 호전돼 수확기 병해충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없으면 전국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31만t 증가한 382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남 역시 쌀 생산량이 6만1천t 늘어난 78만8천t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쌀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속해서 감소, 올해 56.2㎏, 내년 54.8㎏ 등으로 줄어들면서 2022년 쌀 연간 소비량은 올해 생산 예상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354만t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심각한 수급불균형으로 2021년산 쌀 과잉물량은 약 28만t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전남도는 또 "정부가 총 5회에 걸쳐 정부관리양곡 31만t을 공매한 결과, 산지유통업체의 쌀 재고량이 증가하는 등 쌀값은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신곡 생산량 증대와 재고 누적, 신곡 예상 수요량 등을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 쌀값 하락으로 농가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쌀 생산 증가 및 가격 하락은 전남도내 미곡종합처리장(RPC)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확기 농가로부터 벼를 매입했다가 내년 수확기 전까지 이를 도정, 출하하는 RPC는 단경기 역계절진폭 발생에 따른 적자 경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수확기 쌀 가격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쌀 수급안정대책에 2021년산 쌀 예상 과잉물량과 구곡에 대한 시장격리계획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초과 물량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시장격리 의지 표명과 함께 실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도 10월 5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를 통해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 시장격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산지 쌀값이 지난 5월 22만3천444원(80㎏)에서 9월 현재 21만7천68원으로 6천376원(2.8%)이 하락했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0.8%가 증가한 73만2천㏊이며 생산량은 382만톤으로 예상된다. 반면 예상소비량은 354만톤으로 과잉물량 28만톤이 남아 돌 전망이다"면서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지금 정부 내 논의를 시작해 10월 중순 이전에는 올해 과잉물량 28만톤에 대한 시장격리 발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영암 농민단체 우선지급금 결정 반발

이런 가운데 (사)한농연 영암군연합회, (사)영암군쌀생산자협회, 영암군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은 영암군통합RPC의 우선지급금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월 6일 오후 영암군통합RPC를 항의방문 해 "영암군통합RPC가 임시이사회를 통해 올해 추곡수매 우선지급금을 6만3천원으로 결정하고 이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인근 지역 RPC보다 높게 책정한 가격이라고 하지만 이후 쌀값이 올라도 변경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으로써 그동안 우선지급금이 해오던 가격지지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현재 정부 공공비축량이 14만톤도 되지 않는 점, 정부가 올해 공공비축미 10만 톤 추가매입을 발표한 점, 전북과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수해 등으로 인해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는 점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올해 쌀값도 작년과 비슷하게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선지급금을 6만3천원에 묶어두고 값이 올라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것은 오르는 쌀값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농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영암군통합RPC가 쌀값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농협의 주인인 농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영암군통합RPC에는 삼호농협, 서영암농협, 영암농협, 월출산농협 등 4개 농협만 참여하고 있고 수매량도 영암군 전체 수확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영암의 쌀값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생산자인 농민과 유통을 책임지는 지역농협을 대표하는 조합장들이 모여 그해 수매할 쌀 우선지급금과 사후정산제 최종가격을 협의하고 결정하는 '영암군쌀가격결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군은 오는 10일부터 공공비축미곡 산물벼 수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매입물량은 산물벼 1천192t, 포대벼 9천274t 등 총 1만466t이다.전남도 배정량의 9%에 해당한다. 산물벼 수매는 오는 11월 30일까지, 포대벼는 11월 초에 시작해 12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매입품종은 일미와 새청무 2개 품종이다.
매입가격은 수확기(10~12월)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을 조곡(40㎏)으로 환산한 가격을 기준으로 12월 말 확정된다. 우선 중간정산금 3만원을 수매 당일 농가에 지급하고 최종 정산은 쌀값 확정 후 연말까지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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