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명분(大義名分)과 시대정신(時代精神)
대의명분(大義名分)과 시대정신(時代精神)
  • 영암군민신문
  • 승인 2022.06.10 15:36
  • 호수 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용<br>문태고등학교 교사<br>도포면 영호리 출신<br>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공자(孔子)는 춘추시대에 사람의 도의가 땅에 떨어진 것을 한탄하며 세상의 대의명분을 바르게 세우려고 춘추(春秋)를 썼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맹자(孟子)는 후에 “공자가 춘추를 쓰니 난신적자(亂臣賊子)가 두려워하였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공자가 강조한 대의명분이 당시 지식인과 정치지도자들에게는 상당한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의명분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리와 명분으로 어떤 일의 타당한 이유나 행동의 기준이 되는 도리’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난 3월 대통령 선거는 차지하더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출마자로서 대의명분에 걸맞은 후보자들을 보았는지, 그리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선택할 때 대의명분에 맞게 투표권을 행사했는지 되짚어 볼 일이다.
또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관점을 더해보면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이란 개념은 18세기 후반 독일에서 나온 용어로 독일어 Zeitgeist를 번역한 말이고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간단하게 말하면 ‘한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대정신의 측면에서 다시 이번 선거를 돌이켜 보자면 시대정신을 말한 후보자가 있었느냐는 것이고, 유권자들 또한 지금 우리 지역이 당면한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투표를 하였느냐 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평가해 보자면 선거 과정이 혼탁하였으니 대의명분을 내세울 만한 의지도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상대 후보를 짓밟고 이기겠다는 승부 근성만이 횡횡하였을 것이니 지역과 주민들을 위한 대의명분을 찾겠다던 바램은 너무나 멀어졌을 것이다. 후보마다 내세운 공약에서 영암을 위한 살가운 희망을 볼 수는 없었고 유권자들도 이 부분에 별로 관심도 없어 보였다. 아쉽고 허전하다. 그 시절 공자도 이런 모습이 안타까워 춘추를 써서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대의명분이 왜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를 하는데 시대정신이 중요한 이유는 시대정신을 이해하여야지만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이 나온다는 데 있다. 지금 영암의 시대정신은 온고지신(溫故知新)하여 군민들의 ‘사기와 자부심’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강하고 높은 자부심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할 자양분이 된다.
18세기와 19세기 초반 게르만 사회는 지리멸렬하여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통일된 국가도 건설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헤겔에 이르러서 정치적으로 민족 혹은 국민정신을 강조하고 이후에 생활 체험으로서 시대정신이 전파되어 게르만 민족의 잠재성과 자부심을 이끌어 냈고, 결국 어느 나라 못지않게 지역 특색이 강해 분열되었던 독일을 통일된 민족국가로 탄생시켰다고 본다. 그만큼 시의적절한 시대정신이 주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정신적 자부심은 한 나라와 민족을 통일할 만큼의 위력이 있다.
우리 지역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정치를 하는 대의명분과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이 올바른 대의명분과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공약으로 그리고 투표로 실천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었더라면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선거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