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과 역사교육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3년 05월 31일(금) 10:27 |
![]() |
본지 객원논설위원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라남도 명예 감사관
올해로 33주년을 맞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과 폭동으로 주장하는 일부 골통 극우성향의 종편 방송과 일간 베스트의 망동과 일본 극우성향의 아베와 하시모토의 망언 그리고 역사왜곡으로 점철된 가정의 달 5월이 저물고 보훈의 달 6월이 다가오고 있다.
터무니없는 주장과 망언으로 도배되는 역사왜곡과, 이러한 주장이 인구에 회자되는 오늘 날, 우리의 안이한 역사인식과 소홀한 역사교육을 생각하며 뼈를 깎는 자성 속에, 작금의 초라한 역사교육의 현실을 진단해보고 지금부터라도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역사교육을 실시함이 우리 기성세대의 책무라는 사실을 주장하고자 한다.
역사란 무엇이며,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명한 역사학자 E. H 카아는,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 했으며, 역사를 정치의 거울, 또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란 말들이 있지만, 역사의 본질과 역사교육의 효용성에 대한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쉬운 것은 아니다. 다만 역사는 과거사실이자 동시에 과거사실에 대한 서술을 의미한다. 과거사실 그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관점에 따라 이 사실에 대한 서술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재창조를 거쳐 진보해 간다. 그리하여 역사를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사관이 나오며 그 사관의 편협성에 따라 역사왜곡이 생성되어진다. 이러한 역사관을 역사철학적 접근 방법이라 한다.
그러나 역사를 바라보는 사관에 따라 서로의 주장이 다르다 할지라도 역사는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올바른 역사의식과 진정한 역사의 효용성을 그르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19세기 초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는 역사가가 현재의 편견에서 벗어나 과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하며 역사를 위한 역사를 주장하여 역사를 철학으로부터 독립시켜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오늘의 역사학자들은 사관을 절대적, 신성불가침으로 보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학을 실증사학이라 하며, 이러한 학풍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효하게 이어져 역사학이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 날에도 역사철학적 접근방법이 없어진 것은 아니고 오히려 제국주의의 등장과 1. 2차 세계 대전 그리고 산업사회의 모순에 대한 자기반성이 역사철학적 방법이나 사회과학적방법을 촉발하여 각국에서 다양한 역사이론과 사관이 주창되고 있다. 이에 오늘 날의 역사학의 조류는 각 국마다 자국이 안고 있는 특수한 여건과 민족적 전통에 부응하여 다양하게 전개되어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개성을 반영하고 있어 서로 보완 비판하며 병존하고 있다.
오늘 날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인 고구려와 발해를 자신들의 지방정권으로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은 미래의 통일 한반도와의 영토문제를 대비한 치밀하고도 계획적인 거대한 프로젝트에 입각한 역사왜곡이다. 또한 일본 극우정치가들의 침략부인과 망언, 그리고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억지주장과 역사교육의 심각한 왜곡은 집요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역사인식은 참으로 빈약하고도 안이하여 대책이라 할 수도 없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있어서 역사를 전공한 극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초.중.고. 대학생의 역사지식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역사교육의 초라한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 중 얼마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근거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강제동원의 피맺힌 역사적 사실과, 고구려나 발해는 물론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간도가 우리의 실효적 지배 아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사법고시를 비롯한 각종 고시와 대학입시에서 국사과목이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어 얼마간의 역사교육이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고등학교 과정에 국사가 필수과목이나 대학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전락하여 대다수 학생들이 국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빗어낸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렇다고 국수주의에 입각한 역사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체계적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하겠다. 불과 30여 년 전에 일어난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된 주장이 만연하고 그것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것만 보더라도, 그리고 이제는 사십대 중반 이전의 세대들은 역사교육으로 광주민주화 운동을 알아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역사교육을 소홀히 한 대가로 인한 국론분열이 얼마나 심각한 폐해인지만 보아도, 역사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서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역사교육은 강화되어야 한다. 역사적 교육이야말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승리하여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으뜸가는 국가로 만드는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모택동이 머리맡에 역사서인 자치통감을 두고, 장개석이 주역에 심취했다는 에피소드로도 우리에게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