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드는 ‘빛 좋은 개살구’(?)

문화시설 전무한 상황 노트, 참고서 등 구입용 전락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1월 17일(금) 12:04
올해 통합운영 불구 여건변화 없어 활용대책 세워야
저소득층의 문화 향수 기회 확대를 위해 지급되고 있는 문화카드(문화이용권)가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관내에 영화나 연극 등을 관람할 문화시설이 전무한 형편이기 때문으로, 문화카드 소지자들은 주로 문구점이나 서점 등에서 노트나 참고서 구입 등에 활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고령의 어르신들은 문구점이나 서점 등을 방문할 이유마저도 없어 정해진 유효기간 내 문화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까지 문화, 여행, 스포츠 등 3개 분야로 나뉘어 발급되던 것이 올해부터는 하나로 통합되고 가구별 이용금액도 늘어나지만 이 같은 사용여건은 변하지 않아 저소득층 주민들 사이에 ‘빛 좋은 개살구’로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1월31일이 유효기간인 문화카드는 영암지역에 모두 984명에게 발급되어 있다. 금액으로는 4천920만원이다.
지역별로 보면 삼호읍이 230명으로 가장 많고, 영암읍 117명, 시종면 109명, 신북면 82명, 덕진면 79명, 금정면 75명, 미암면 70명, 군서면 62명, 서호면 58명, 학산면 43명 등이다. 이들 발급대상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계층들로 영암지역 발급자는 전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42.7%에 해당하며, 문화카드는 공연과 전시 관람, 음반·서적 등의 구입에 연간 5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신용카드다.
지난 1월6일 현재까지 문화카드 집행실적을 보면 발행액 4천920만원 가운데 4천576만여원으로, 군은 오는 24일까지 각 읍면별로 98% 이상 집행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지급된 문화이용권은 5만원 상당의 카드로 유효기간이 1월말까지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으면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만큼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소지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문화카드를 소지한 주민들은 각 읍면사무소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나 연극, 공연 등을 관람할 여건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으로, 실제 영암 관내 문화카드 가맹점은 영암읍내 문구점 2곳과 삼호읍내 서점 1곳 등 모두 3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문화카드 소지자들은 문구점과 서점 등에 들러 노트를 구입하거나 초·중·고교생용 참고서를 구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당초 문화카드제도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참고서나 노트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의 경우 문화카드를 사용할 곳이 아예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까지 문화, 여행, 스포츠관람 등 3개 분야로 카드가 나뉘어 발급되어 이용 범위에 제한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3개 분야 이용권을 통합하고, 가구별 이용금액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여 운영하기로 했다. 또 가구별 10만원 외에 청소년 개인(만6세에서 19세, 최대 5명까지)에게 5만권이 추가발급 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전남도는 관련 사업비 41억원을 확보해 각 시군별 배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문화카드 액면가가 늘어남에 따라 그나마 수혜자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영암지역의 경우 여건변화가 없어 통합발급 되더라도 제대로 이용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3개 분야별로 이용제한이 없어지는 만큼 집행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급 대상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전남 시군 상황은?
대상자의 25%에만 발급…집행률 88.5% 불과
지난해 도내에서 문화카드를 발급받은 대상은 모두 3만7천596명으로 예산 대비 99.4%가 발급됐다. 확보된 사업비는 18억9천여만원으로 발급 가능 인원은 3만7천820명이었다. 이는 도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 17만5천여명 가운데 4분1 수준에 불과하다. 4명 중 3명은 이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다.
배정된 카드 집행률은 88.5%에 불과했다. 전체 사업비 18억9천여만원 중 16억7천500만원이 사용되고 나머지 2억여원은 그대로 사장된 셈이다.
지역별로 고흥, 장성, 곡성, 보성, 담양, 영암 등 14개 시군은 집행률이 90%가 넘는 반면 신안(77.8%), 여수(79.6%), 해남(81.8%), 목포(82.9%) 등 8개 시군은 90% 이하였다.
더욱이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여수와 목포는 각 4천400만원, 5천900여만원을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고령화 비율이 높고 문화 인프라가 열악한 고흥, 곡성 등이 집행률이 높은 대신 도시지역인 여수 목포 등이 낮은 것은 홍보부족과 해당 지자체의 의지 결여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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