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없는 삼호외국인거리, 예산낭비 우려 영암군, “대불주거로 일대 정비해 방문객 유입하겠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
2025년 05월 02일(금) 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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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과 관계자들은 “조명과 간판 정비만으로 거리의 정체성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색 없는 특화거리 조성에 대한 우려
영암군은 이번 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현재 통일성 없이 어지러운 분위기의 입간판을 정비하고, 외국인 특화거리 컨셉에 맞는 조명 및 경관 개선, 거리 행사를 위한 데크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외국인주민의 타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방문객 유입과 체류 시간을 증가시켜 관광객 유치와 외국인 주민의 경제 활동 참여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문화 상점 창업 지원과 해당 거리에서 축제와 상시 플리마켓도 개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간설명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유는 삼호 외국인 특화거리만의 특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설명회에 참여했던 고천수 의원도 우려를 표했다.
고 의원은 “영암 방문객들이 하나 같이 지적하는 것이 먹거리 부족이다. 특화거리라면 명확하고 차별화된 특징을 가져야 살아 남는데 지금 삼호 특화거리는 특징이 없다”며 “광주 송정 떡갈비 거리, 신당동 떡볶이 거리처럼 삼호의 다문화 특성을 살려 쌀국수나 양꼬치 등 하나의 특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군은 해당 거리에서 축제를 진행해 방문객 유입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구간은 제1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점만큼이나 원룸촌이 밀집해 있어 축제 개최시 소음 등으로 인한 생활 불편 민원 발생은 쉽게 예견할 수 있는 문제다. 추가로 삼호 대불주거단지 일대는 쓰레기 무단투기, 주차난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외부인 유치를 꾀한다는 취지는 되려 방문객들에게 삼호의 불편함만 부각시키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벤치마킹한 ‘아시아문화거리’는 이미 실패 사례
영암군이 삼호 외국인 특화거리 조성을 위해 벤치마킹하고 있는 전국 다문화 거리를 소개했으나 해당 거리들의 현재 상황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광주광역시는 총 245억원이 투입되는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조성에 나섰지만, 현재는 해당 거리에 발걸음이 끊겨, 매년 유지비만 10억원 가량이 투입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 아시아음식문화거리는 주 이용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부족과 차별화 실패로 입점 음식점들이 2년 만에 줄폐업하며 주변 지역상권까지 침체를 겪고 있다.
경남 김해시 동상동 또한 삼호읍처럼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외국인 특화거리가 조성되었지만, 쓰레기 무단 투기, 외국인 집단 난투극, 주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오히려 주민 불안만 가중된 사례로 남으며 현재는 관광객 발길이 끊긴 채 사실상 쇠퇴의 길로 접어 들었다.
결국, 특화거리의 성공 여부는 조명이나 간판이 아니라 얼마나 실효성 있는 테마를 구축하고 주민과의 조화를 이루는가에 달려 있다. 명확한 스토리텔링과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없다면, 이번 사업도 타 시군 사례처럼 ‘세금 낭비’라는 오명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에 영암군 관계자는 “해당 구역은 특화거리 조성이 아니더라도 환경 개선이 필요한 거리였다”며 “삼호읍 내 외국인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지는 만큼 그들을 위한 정주여건과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외국인 특화거리는 필요한 사업이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