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 수십년 방치된 ‘제일장’ 리모델링한 ‘티켓투더문’ 개업 ‘티켓투더문’, 매일시장 인근 외진 위치에 실효성 의문 유동 없는 거리에 도시형 창업 모델 적용 ‘무모한 실험’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2025년 06월 20일(금) 09:54

영암군이 인구소멸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청년 창업 지원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영암형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영암읍에 조성된 감성 숙소 ‘티켓투더문’이 17일 문을 열었다.
　
티켓투더문은 영암읍 매일시장 옆 숙박업소 제일장을 리모델링하여 1층은 공용 라운지, 주방, 로비로, 2층은 투룸 1개를 포함한 7개의 객실로 이뤄져 있다.
티켓투더문은 서울 성수동 콘셉트를 담아 영암읍 로컬 활성화를 위해 40년된 제일장의 역사는 간직하되 심플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더해 전통과 모던이 공존하는 뉴트로 공간을 추구해 재탄생한 공간이다.
　
숙소는 에어비앤비 등에서 예약 가능하며 각각의 객실은 월출산, 기찬랜드, 왕인박사 등의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2인실 기준 평일 7만원, 주말 10만원에 이용가능하며 4인실은 평일 14만원, 주말은 18만원이다.
영암군청 옆에 개업한 굿즈숍 ‘언제나봄날’, 로컬푸드 음식점 ‘수북수북’과 티켓투더문은, 앞으로 협업 상품 개발, 공동 마케팅, 지역 축제 콘텐츠 제공 등으로 영암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여행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티켓투더문의 개업으로 지난해 영암형 창업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굿즈숍 ‘언제나봄날’ 세 가게가 모두 영업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로컬 창업 활성화를 위해 영암형 창업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영암군은, 지역의 역사.문화, 농특산물 등 관광자원을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지원해 오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 활동이 영암읍 상권과 영암 관광, 지역 브랜드 강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지원사업 공모에는 17개 팀이 지원했고, 외부 전문가와 청중의 평가를 거쳐 최종 3개 팀이 선정되어 선정된 팀에게는 인테리어비, 인건비, 건물임차료 등 3년간 최대 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한편, 최근 문을 연 숙소 이용 후기에는 인테리어와 호스트의 친절 등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게시되어 있지만 지역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영암군 행정중심지 읍내에 티켓투더문보다 먼저 영업에 나선 굿즈숍, 언제나봄날은 영암의 향과 감성을 담은 방향제, 키링 등 관광기념품을 판매하며, 영암군민에게 지역 브랜드 굿즈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를 약 4개월째 운영을 해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청년창업 점포는 군이 ‘청년 정착 유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추진한 ‘청년창업 특화 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총 6억원의 예산을 투입, 3년간 점포당 인테리어비, 인건비, 건물임차료 등 점포당 최대 2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됐지만, 현재 거리는 텅 비어 있다.
　
로컬푸드 음식점 수북수북은 영암 토마토, 고구마, 무화과 등을 재료로 샐러드와 파스타를 선보이며 영암군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지만 문제는 사전 수요조사와 입지 타당성 분석 없이 행정 편의 위주로 사업을 밀어붙였다는 점이다.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영암형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업한 3곳 중 2곳이 낮에는 인근 관공서 직원 몇 명 말고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저녁엔 아예 불 꺼진 현실에 애초에 창업 대상지로 적합하지 않은 곳이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은 해당 사업을 통해 청년에게 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리모델링비.임대료.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유동인구 없는 거리에 도시형 창업 모델을 그대로 지역에 적용하는 것은 ‘무모한 실험’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역자원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나 창업으로 이어지는 영암형 모델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며 청년들이 영암에서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창업하고, 기존 소상공인들과 함께 공존하며 성공신화를 써갈 수 있도록 잘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