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時地利人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1년 01월 14일(금) 09:52
강윤구
농협중앙회 해남군지부장
군서면 출신
당나라의 위징(魏徵)은 본래 태자 이건성(李建成)의 참모였으나, 현무문의 변(玄武門之變) 이후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의 사람이 되어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이루도록 보좌한 명재상이다.
위징은 언제나 대쪽 같은 직언을 거침없이 올렸고, 태종은 그 직언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였다. 자기의 뜻을 거스르는 직언을 태종은 늘 고맙게 받아들였다지만 위징에게는 계속되는 죽음의 고비였다.
한번은 태종이 위징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니 “신으로 하여금 충신이 아닌 양신이 되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대답했다. 태종이 충신과 양신의 차이를 물으니 요순(堯舜)의 태평성대를 보좌한 것이 양신이고 걸주(桀紂)의 폭정을 간하다가 죽임을 당한 것이 충신이라고 대답했다. 위징이 태종을 모신지 18년만에 죽자 태종은 기다렸다는 듯이 위징이 반대해온 태자의 폐위와 고구려 정벌 이 두 가지 일을 바로 저질러 왕조위기로 몰고 가는 우를 범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말은 귀에 거슬린다. 높은 사람 앞에서 옳은 말씀이라고 굽실거리기만하고 잘못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미움을 받을까봐 손만 싹싹 비비는 사람은 아무 쓸모가 없다. 목이 달아나도 바른말을 하는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양진은 후한 안제(安帝)때의 사람으로 박학하고 청렴결백하여 사람들이 관서의 공자라 불렀다. 그런 그가 동해군의 태수로 임명되어 임지로 가는 도중에 창읍이라는 곳에서 묵게 되었다. 저녁 늦게 창읍 현령인 왕밀(王密)이 찾아와 지나온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소매 속에서 황금 열 근을 꺼내어 내밀었다.
과거에 양진이 왕밀의 학식을 높이 사 관리등용시험에 합격시켜준데 대한 보답으로 준비를 한 것이었다. 양진이 깜짝 놀라면서도 온화하고 단호하게 거절하자 왕밀은 “지금은 밤중이고 방안에는 태수님과 저뿐입니다. 이건 뇌물이 아니라 지난날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것뿐입니다”라고 정중히 거두어 줄 것을 청하였다. 이에 양진은 지금 까지도 공직자의 계율(戒律)로 전해지고 있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알지 않은가(天知 地知 子知 我知)”라고 꾸짖어 돌려보냈다 한다. 이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고사이다.
용인(用人)과 관용(寬容)을 얘기할 때 항상 인용되는 초나라 장왕(莊 王)의 갓끈을 끊은 모임(絶纓之會)의 고사가 있다.
초나라 장왕이 전투에서 승리 후 많은 장수를 불러 연회를 베풀었다. 즐겁게 노닐 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졌다. 그 순간 어둠속에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장왕의 애첩이었다. 한 장수가 어둠을 틈타 술김에 그녀를 희롱한 것이었다.
애첩은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그 장수의 갓끈을 잡아 뜯고 저를 희롱한 사람의 갓끈을 끊었으니 불을 켜고 그 사람을 처단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장왕은 모두에게 이렇게 명령한다. “불을 켜기전에 모든 신하와 장수들은 자신의 갓끈을 끊어 던지라.” 결국 왕의 애첩을 희롱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찾아낼 수 없었다.
몇년 뒤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 장수가 목숨을 걸고 장왕을 구했다. 그날 밤 죽을 목숨을 사면 받은 장웅(蔣雄)이라는 장수였다. 이는 작은 실수를 용서해주고 더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너그러운 덕을 베풀면 반드시 그 보답이 있다는 교훈이다.
맹자가 말씀하셨다. “하늘의 때는 땅의 이득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도를 얻은 자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자는 도와주는 이가 적다(得道者多助, 失道者寡助).” 도와주는 이가 적은 것이 극에 달하면 친척도 배반하고 도와주는 이가 많은 것이 극에 달하면 천하가 순종한다. 즉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뜻일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인연(因緣)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그러나 좋은 인연으로 시작되었을 지라도 소중하고 귀한 인연으로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악연(惡緣)으로 만들어 버리고 마는 사람들도 있다.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라...
신묘년 새해를 맞아 “내 이웃이 또 다른 나”라는 자리이타행(自利利他行)과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민귀군경(民貴君輕)의 시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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