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정권, 이대로 좋은가 정찬열 www.yanews.net |
| 2011년 07월 29일(금) 0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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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남부한국학교장
군서면 도장리 출신
해외동포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유학생과 지상사 직원을 비롯, 해외에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은 물론 영주권자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했다. 내년부터 시행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제도가 과연 동포사회와 본국, 모두에게 합당하고 유익한 제도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성 싶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일시 체류자에게 참정권을 주기로 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이 땅에 살기로 작정한 영주권자에게까지 참정권을 주겠다는 결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영주권자들이 현지에서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두고 온 조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이곳을 방문한 대통령이 이민사회를 향해 당부했던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이민자는 본국 정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다.
‘대표 없는 곳에 세금 없다’는 말처럼 참정권이란 원래 본국에 대한 이민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주장된 측면이 강한 제도다. 그러나 본국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는 한인 영주권자가 참정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거의 없다. 이해가 걸리지 않은 선거에 당연히 무관심 할 수밖에 없다.
투표권을 잘 행사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본국의 정치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외국에서 그만큼의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쓸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
그럴 여력이 있다면, 주류사회로 눈을 돌려 내가 사는 곳의 정치력을 신장하도록 한인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게 현명하다. 그것이 본인이나 이민사회, 그리고 본국을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선거로 인해 한인사회가 내편 네편으로 갈라져 싸우는 일이다. 서로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할 이민사회가 양분되어 갈등하는 모습이 보지 않아도 빤하다. 선거를 치루기도 전에 벌써 그런 불길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동포를 선거판에 끌여들여 무슨 이익이 있을까. 앞으로 대통령 선거 결과를 해외동포의 표가 좌우하리라 한다. 그게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하다. 통치권이 미치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표심이 통치권이 미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결정한다?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OECD 국가 중 해외동포의 참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다는 예들 든다. 미안하고 스스로 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리의 선거 수준이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한인사회의 대표를 지냈다는 사람들이 벌이는 선거에 돈 봉투가 판을 치고. 지역 한인회장 선거에서 막걸리나 고무신짝 선거 행태가 활개를 치는 게 현실이다. 선거에 관한 한 민주주의가 만발한 이 나라의 ‘섬에 갇혀 사는 꼴’이다.
실익은 없고 부작용만 우려되는 이 제도를 왜 시행해야 하는가. 혹자는 진즉 그런 의견을 제시했어야 할 게 아닌가 하고 물을지 모르겠다. 되묻겠다. 언제 이에 관해 광범위하고 진정성 있게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물어본 적이 있는가. 소수의견이 전체여론인양 오도되었다는 인상이 짙다. 본국 정치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국에 돌아가면 된다. 참정권 없이도 오랫동안 본국과의 유대를 잘 해왔다. 협의가 필요한 경우, 협의체를 만들어 본국과 소통하며 현안을 조율하면 될 것이다. 방법은 많다. 그게 오히려 당당하다.
영주권자에게 참정권을 주겠다는 결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참정권 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정찬열 www.ya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