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에 대한 고언(苦言)
황용주 www.yanews.net
2011년 08월 19일(금) 09:15
황용주
영암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회 위원장
전 영암여자중·고등학교장
영암교육미래포럼 대표
요새 학교 현장을 보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육이 정치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여러 기능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은 그런 사회적 기능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 기능을 수행하는 참된 인간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는 그 교육의 1차적인 공간이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들을 보면, 게으른 아이, 늦잠자고 지각하는 아이들,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싸이트를 밤늦도록 검색하거나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아이들 등 이 모든 것이 누구의 탓이겠는가? 바로 우리 가정 교육의 기능이 상실해 가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이다.
물론 예전에도 이런 사례들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에는 선생님을 존경하여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선생님들도 이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힘이 들었지만 이것이 교육자로서 보람이요, 기쁨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요즈음 교사들이 갈수록 아이들을 가르치기 힘들다고 걱정한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거나 수업 준비가 되지 않아 주위가 산만하고 제 생각대로 행동하여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간혹 폭행을 당하고 욕을 먹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것은 우리 사회의 기초적인 예의범절과 최소한의 사회적 규범이 깨져 버린 우리 사회의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오늘날 핵가족화 되면서 아버지의 권위는 약화되고 어머니들이 자기 아이에게만 금쪽같이 생각하고 지나치게 보호하여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일’을 제대로 분별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이 우리 가정 교육의 현실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 궂은 일은 서로 하지 않으려는 것이나 자기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챙길 줄 모르는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없는 아이 등 이런 것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학습이 돼야 할 것들이다. 교육은 곧 사회화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는 어른의 등을 보고 배운다’, 또는 ‘세 살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 않은가? 이런 일이 가정에서부터 그 부모들의 교육만큼 위대한 교육이 없다는 충고일 게다.
책을 읽다가 큰 울림을 받은 시(詩)가 있었다. ‘아버지의 손’이란 작품이다.
아버지는 손에 붓을 들고 계셨다./바싹 마른 벼루를 꺼내다/ 먹을 갈라 하셨다./나는 마음 밭을 갈기 시작했다./ 잠시 후 코 끝에 올라 온/ 한 줌의 뭉클한 묵향을 맛보았다./ 흰 종이를 방바닥에 정갈하게 펴 놓고/아버지는 붓에 먹물을 흠뻑 적셨다./ 입춘대길(立春大吉)/건양다경(建陽多慶)/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아직도 아버지의/ 큰 손길을 잊을 수 없다./ 대한과 우수 사이 어느 날이었다./ 봄이 오면/ 아이들에게 글을 써 보내야겠다.
그렇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이다. 그러면서 교육의 방향이 소비자 교육에서 생산자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야단이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 교육과 생산자 교육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정에서 실패한 교육으로 우리 교육이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교육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교육이 성공하려면 우리는 이제라도 가정 교육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먼 훗날 우리 부모들이 ‘아버지의 손’처럼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면 우리 소중한 자식들을 남에게만 맡겨 두지 말 것을 감히 주문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의 인격의 바탕이 되는 가정 교육. 그 선생님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부모보다 더 위대한 스승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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