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인이 아니다
김재철 www.yanews.net
2011년 09월 02일(금) 10:16
김재철
현, 대불대 석좌교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필자가 지난여름 6월 중순부터 두 달여 기간 미국의 서부 살기 좋다고 소문 난 씨애틀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소중한 기회를 보내고 왔다.
여름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그곳에 살고 있는 딸 가족들과 여름을 보내면서 워싱턴 주립대학교(UW:University of Washington)를 방문하여 필요한 자료를 챙기기 위함이었다.
에버그린 스테이트(Evergreen State)라고 불리 울 만큼 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도시 주변과 3,000m가 넘는 높은 산으로 먼 외곽을 둘러싸고 있어 여름철에도 밤이면 섭씨 10도 내외로 긴 팔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 정도이며, 낮에는 20도 정도를 오르내리는 시원한 날씨였다.
주택 주변에는 20m가 넘는 사철나무와 원시림 같은 수목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4,392m에 달하는 마운틴 레이니어 산을 중심으로 만년설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하고 맑은 물은 도시 주변과 지역전체를 항상 깨끗하고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며칠간 짬을 내어 자동차로 두 시간 반여 동쪽에 위치한 레이크 샬렌이라는 휴양지를 다녀왔다.
한 없이 펼쳐 진 호수와 맑은 물 그리고 잘 갖추어진 호수 주변 휴양시설에 저절로 감탄사가 터졌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호수 주변 모든 산들이 나무 한 두 그루 밖에 없는 그야 말로 민둥산이었다.
씨애틀 주변의 울창한 숲과 비교할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여건상 조림이 가능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저토록 민둥산을 그대로 방치하는지 의아했다.
이유인즉 수 백 년 전부터 자연 그대로 내려 온 상태로서 인위적인 조림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즉, 자연 생태계를 바꾸면서까지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곳의 호수는 만년설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이 그치지 않기에 항상 출렁인다고 자랑했었다.
씨애틀 도심에 위치한 경관이 뛰어난 머셔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교포 댁에 초대 받았다.
얼마 전 태풍에 쓸어 진 집안에 있었던 나무를 한 그루 베어내는데 시청의 허가를 받는 문제와 그 후속 조치로 많은 고생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집안에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수목들은 관할 관청의 관리대상으로서 통제를 받는다는 것이다. 시청의 허가를 거쳐 잘라내고 그 자리에 자기 경비를 들여 두 그루의 나무를 심고 등록했다 한다.
도시 전체의 수목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기에 에버그린 스테이트가 된 게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사람의 손이 가야 편리하게 고쳐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위적인 가공부터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난 개발이 잦고 그로 인해 지난번 호우로 터져 버린 우면산 산사태가 오늘의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아닌가. 자연의 노여움을 깨닫게 하는 엄숙한 기회였다고 본다.
이제는 친환경 개발과 관리가 배부른 고집이나 꿈만 먹고사는 사람들의 희망만은 아니다. 말 그대로 모든 분야에서 친 환경이 제일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입안 시, 사업 집행 시 그리고 사후 관리 시 모든 경우에 50년, 100년의 모습을 그리며 가급적 친 환경적으로 관리 유지되도록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그것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데 소요되는 물적 손실과 인간에게 끼치는 해악은 수치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고향 세발낙지 산지가 사라진 후 얼마나 안타깝게 생각 하는지 모두가 깨닫고 있지 않은가. 반면 월출산 케이블카는 선진지의 성공사례를 볼 때 친환경적인 시설로 평가되고 있음에도 그 추진이 눈에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분명 우리 후손들이 또 살아가야 하는 그래서 그들의 것임을 생각하며 관리하자. 우리의 것이라고만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조용히 외쳐보자. 두 세 번씩 반복하며.”우리가 주인이 아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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