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건극복 군민의 발 역할 충실할 것”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
2011년 12월 16일(금) 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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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건을 지혜롭게 잘 헤쳐오신 아버님의 뒤를 불초한 제가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적자를 최대한 줄여나가면서 군민들의 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2월1일자로 (주)영암교통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영렬(56) 대표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영암교통을 사실상 창업한 것이나 다름없고 오늘날까지 그야말로 별 탈 없이 회사를 이끌어온 부친 김기남(89)옹의 병세가 갈수록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취임식은 아예 하지않기로 했고, 예고없이 찾은 기자와의 인터뷰 요청까지도 극구 사양한 김 대표는 “아버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그동안 해 온대로 절약 또 절약해가며 회사를 알뜰하게 경영해볼 각오”라고 다짐섞어 말했다.
(주)영암교통은 1989년6월1일 개업했다. 그 뒤 1999년10월1일자로 현재의 낭주교통과 분리, 영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영암교통은 모두 12대의 버스가 영암군내 31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직원은 모두 20여명으로 이 가운데 운전사가 16명이다.
과거와 달리 행정당국의 보조금이 없으면 거의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인 농어촌버스업계의 사정은 영암교통의 경우도 마찬가지. 갈수록 줄어드는 농어촌 인구 때문에 버스를 운영한 만큼 적자다. 하지만 단 한명의 승객이 이용하더라도 버스운행은 중단할 수 없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조금 한눈을 팔았다 치면 자칫 회사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김영렬 대표가 ‘절약’, ‘알뜰살뜰‘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이유다.
“운전기사들의 봉급은 정해져 있어요. 노동조합이 있어서 일정 수준에 맞춰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결국 운영경비를 줄이는 수밖에 도리가 있나요. 아버지와 저, 그리고 동생이 운영해온 만큼 식구들끼리 절약하면서 내일이다 생각하고 일하다 보니 그동안 큰 적자 내지 않고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아끼고 알뜰하게 경영해나갈 겁니다.”
회사 곳곳에 ‘단 한명의 승객을 태우더라도 반드시 운행해야 한다’는 독려공문이 나붙은 것만 보아도 그 실정이 대략 짐작이 가는 요즘 농어촌버스 운영실정과 관련해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대도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같은 식의 제도 도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하기도 했다.
수지타산을 맞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체인 농어촌버스회사로서는 하루 종일 운행해도 승객이 거의 없을 때가 많은 지금의 상황을 영원히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김 대표의 지적은 정말로 다급하게 느껴졌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