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파동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01월 13일(금) 09:30
소 값 파동이 심상치 않다. 농축수산물 가격파동은 이 나라에서 어제오늘일은 아니지만 이번 파동은 예사롭지 않다. 농민들 표현대로 사료가격은 치솟는데 소 값은 ‘개 값만도 못하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축산농민들의 하소연은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식처럼 키웠을 소가 사료를 먹지 못해 굶어죽는 경우가 발생하는가 하면 송아지 값이 1만원이라는 충격적인 보도도 잇따른다. 이건 보통사태가 아니다.
영암 축산농민들도 울분 토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암한우협회(회장 임정균) 회원 100여명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우반납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기르던 소 20여마리를 싣고 상경하려 했다. 경찰이 막자 소를 전남도청 앞에 풀어놓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큰 충돌은 없었다니 다행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축산농민들의 막막한 심정을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길이 없고 더구나 ‘메아리’도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소 값 파동은 분명 쇠고기 수입 여파다. 유럽산 삼겹살이 대량 수입되고 국내 돼지사육농가들이 한우사육으로 전환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분통터지는 일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방치한 당국의 태도다. 농림부는 청와대 시위를 앞둔 지난 4일에야 소 값을 안정시킨다며 올 상반기 군납용 수입쇠고기를 전량 한우 및 육우고기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이쯤이면 우롱(愚弄)에 가깝다. 농민들은 치솟는 사료 값 때문에 소를 굶겨 죽이는 판에 그 자식들일 장병들에겐 계속 수입쇠고기를 먹였다니 말이 되는가.
소 값은 폭락하는데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쇠고기 값 또한 무능한 정권의 무대책 농정의 한 단면이다. 유통단계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항상 그 가격 그대로인 쇠고기 값이야말로 지금 소 값 파동의 주범 가운데 하나 아닌가. 지금의 소 값 파동을 입식 자제 권유에도 불구하고 송아지를 키운 농민 탓으로만 돌리려면 농림부는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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