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은 논의 결과라기보다 원칙 깬 협상 결과물 영암지역 거점고 선정 어떻게 돼가나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
| 2012년 01월 20일(금) 09:48 |
영암지역 거점고 추진방안에 대한 세 차례에 걸친 논의는 이 문제가 자칫 돌이키기 어려운 심각한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만 확인시킨 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도내에서는 영암의 경우만 ‘2(일반계고)+1(특성화고) 체제’로 일단 가닥이라도 잡았을 뿐 다른 지역에서는 한 치의 진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거점고 선정을 지역에 맡기기로 한 결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 장만채 교육감의 의지나 당위성과는 달리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서 점점 고개를 젓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 ‘2+1체제’ 왜 나왔나?
영암지역 거점고 육성 추진협의회(위원장 황용주)가 ‘2+1체제’를 선택한 것은 영암군이 도내 군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삼호고의 경우 이제 막 신설된 학교인 반면 삼호읍의 도시 및 인구팽창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이유일 뿐이다. 도교육청이 세운 원칙인 ‘1+1체제’를 놓고 어느 학교로 할 것인지를 논의할 목적인 회의 초점은 첫 회의부터 ‘거점고 육성이 왜 필요한가’, ‘왜 시군 당 1+1인가’ 등으로 변질됐다. 또 2차 회의부터는 위원에 포함되었던 학교장들이 슬그머니 물러나고 동문회 관계자, 심지어는 교육위원 경력을 가진 인사들로 바뀌었다. 논리적인 입장표명 보다는 으름장과 협박, 고성까지 오갔다. 본격적인 자기 학교 감싸기를 위한 입씨름 장으로 돌변한 것이다.
영암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특정학교가 선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 차례 논의결과 어느 학교가 ‘2’ 또는 ‘1’에 포함되는지는 참석자들이 모두 알고 있을 정도다. 총동문회까지 나서 지지, 격려, 반박한 결과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도교육청, 수용할까?
‘2+1체제’에 대해 영암교육지원청 조창범 행정지원과장은 “그래도 협의회 차원의 안이라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잘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영암지역의 여건에 공감하고 협의회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거점고 육성을 위한 여건을 감안할 때 영암만의 특수성을 받아들일지 의문이고, 정해놓은 ‘원칙’을 깰 경우 영암보다 더 갈등이 심각한 타 지역을 설득할 명분이 없어진다. 이 점에서 현재로서는 수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2+1체제’는 그 실효성도 의문이다. 영암교육지원청 분석에 따르면 영암고, 삼호고, 낭주고, 영암여고 등 일반고 4개교와 전자과학고, 구림공고 등 특성화고 2개교의 신입생 정원대비 과부족은 지난해 133명이나 됐다. 과부족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폭이 커질 전망이다. 2012학년도에 171명, 2016학년도 202명, 2020학년도 383명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0학년도에는 고교 입학 예정자가 겨우 335명으로 2개 학교 정원에도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영암지역 거점고를 ‘2+1체제’로 할 경우 사립인 영암여고까지 포함해 영암에서는 무려 3곳의 일반계고가 남는다. 학교 구실을 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다.
■ 향후 전망은 ?
영암지역 거점고 논의과정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또 한 가지 결론은 거점고 육성문제가 지역에만 맡길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영암의 경우 일반계고만 놓고 보더라도 수 십 년의 전통을 가진 영암고를 폐교하라는 논의는 그 자체가 지역감정과 전혀 맞지 않는다. 또 신설된 지 2년도 채 안된 삼호고에 대해 폐지 운운하는 것은 교육정책의 신뢰에 문제가 발생한다. 더구나 고교는 특정 지역 또는 계층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의 자발적인 논의구조에 맡겨 존폐문제를 처리하게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보아야 한다. 거점고 육성방안이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들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계 일각에서는 도교육청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한다. 객관적인 원칙을 정해 거점고를 지정하되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자연 도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암지역 교육계의 견해도 비슷하다. 일단 ‘2+1체제’로 협의회가 안을 낸 만큼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도교육청이 판단해야 하고, 어느 학교가 ‘2’또는 ‘1’에 포함될지 역시도 도교육청이 기준을 정해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교육청이 내달 중 도내 22개 시군을 3권역으로 나눠 공청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선정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꼭 필요한 사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 내 갈등을 어떻게 잠재우고 최종적인 학교선정을 해낼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