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 2012년 02월 03일(금) 10:27 |
그가 진나라에 갔을 때 재상인 응후(應侯) 범수는 자신이 추천한 이들이 모두 중죄를 지어 지탄을 받고 있었다. 이를 안 채택은 진나라 곳곳을 돌며 범수를 욕하고 다녔다. 심지어는 범수를 대신하여 진나라의 재상이 되겠노라고 호언하고 다녔다. 이 사실을 안 범수는 그를 데려오도록 했고, 욕하고 다닌 이유를 물었다. 채택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물을 거울로 삼는 자는 제 용모를 볼 수가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는 자는 그 길흉을 알 수 있다 합니다. 성공했으면 그 자리에 오래 머물지 말라고 했습니다. 승상께서는 어째서 이 기회에 재상의 자리를 현자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하시는 겁니까? 역경(易經)에 ‘항룡(亢龍)에게도 후회할 날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올라가기만 할 뿐 내려올 줄 모르며, 허리를 펴기만 하고 굽힐 줄을 모르고, 앞으로 가기만 할 뿐 돌아올 줄을 모르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원컨대 승상께서는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범수는 크게 깨달았다. 곧장 채택을 그의 책사로 쓴 뒤 병을 핑계로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재상의 자리를 물려받은 채택 역시 일정기간 뒤 병을 핑계로 재상의 자리를 그만뒀음은 물론이다. 범수도 채택도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원래 정상(頂上)이란 그 다음은 내리막길이 있음이다. 그 평범한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오늘날 얼마나 많은가. 옹고집 있는대로 부린 끝에 물러나겠노라 기자회견 하는 이들의 모양새를 캐내보면 대부분은 구린내 진동하는 비리 때문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때문에 마지못해 하는 용퇴(勇退) 역시도 따지고보면 약삭빠른 임기응변의 결과물이지 진정성은 담겨있지 않다. 자신이 물러날 때를 아는 진정한 리더십이 점점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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