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02월 10일(금) 09:19
대학입시에 출제된 수학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뒤 해고된 김경호 교수. 그는 교수지위 확인소송에서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한다. 격렬한 몸싸움, 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 2cm의 자상,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 등이 이어지며 사건은 일파만파 퍼진다. 결국 사법부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하고,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그러나 김경호는 실제 화살을 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재판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이 이어진다. 검찰 측 주장에 의혹이 있다며 석명을 요구해달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판사는 이유 없이 거부한다. 마지못해 받아들여진 석명요구에 검사는 ‘잘 모르겠다’고 태연히 답해 방청객들의 상식을 깬다. 엇갈리는 진술 속에 범죄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셔츠에 묻는 피가 판사의 피인 지 확인하는 일조차도 거부하는 재판부에 대고 김경호는 외친다. “이게 무슨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하지만 재판 결과는 예상대로 김경호에 대한 유죄 확정. 그는 만기 출감하지만 무죄 입증을 위해 지금도 홀로 뛰고 있다.
요즘 극장가에서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줄거리다. 90%이상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고 한다. 개봉 2주 만에 200만 관객을 넘긴 이 영화가 요즘 사법부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는 모양이다. 개봉 당시 만해도 마치 영화의 소재가 적절치 않다는 듯 엄중 대응하겠다며 단호하던 태도가 요즘 들어선 당혹감으로 바뀐 듯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반성’이라는 단어도 자주 들리고 있으니 영화의 힘이 크긴 크다는 생각도 새삼 든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사법부를 대하는 국민감정은 갈수록 예전 같지 않다. 검찰뿐 아니라 법원도 마찬가지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바로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역할에서 일탈이 잦은 사법부에 대한 경고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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