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총선마당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2년 04월 13일(금) 1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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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득표율 유사 ‘黃 대세론’ 확인한 ‘이변 없는’ 선거
정치공세·흑색선전 만연 정치도의·상식 실종 후유증 불가피
막판 불거진 ‘지역주의’ 일부지역 표 결집…결과엔 영향 없어
■ ‘이변’은 없었다
장흥·강진·영암선거구의 4·11 총선결과를 한마디로 분석하자면 ‘이변은 없었다’다. 선거운동 막판에 영암과 장흥에 강한 지역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표심에 변화가 있다는 예상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풍’에 불과했다. 선거기간 내내 유지되어온 이른바 ‘황주홍 대세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황 당선자가 3군에서 얻은 득표율은 3선 강진군수직을 내던지고 출마를 선언한 이래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도 거의 일치하고 있다. 실제로 3월25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당시 황 후보는 장흥에서 51.2%, 강진에서 71.0%, 영암에서 42.4% 등 53.2%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황 당선자가 얻은 득표율은 장흥 43.81%, 강진 69.21%, 영암 44.67% 등 51.87%였다. 장흥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뿐 전반적으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지해온 지지율이 득표율로 그대로 이어졌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이밖에 무소속의 유인학(72) 후보는 3월25일 여론조사에서는 18.0%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득표율은 22.85%로 높아졌고, 통합진보당의 박형기(57)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10.9% 지지율이 19.11 득표율로 높아졌다. 이들 두 후보의 경우 일단 막판에 불거진 지역주의 여파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 정치공세·흑색선전 ‘別無效果’
황 당선자는 “이번 19대 총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선거이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부작용이 심한 선거였다”고 말한다. 그의 표현대로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과정에서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인 정책이 맞부딪치는 선거가 아니라 온갖 정치공세와 흑색선전이 판치는 선거”였다. 심지어는 공천심사나 경선 및 선거 결과 탈락한 후보들 어느 누구도 승자에 대한 축하의 말을 건네는 이가 없을 정도로 삭막하기까지 했다. 장흥·강진·영암 지역사회 각계각층이 두고두고 돌이켜보고 반성해야할 것은 반성해야할 대목 아닌가 싶다.
온갖 정치공세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선거운동에 전혀 불필요한 일임은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보더라도 분명해진다.
실제로 황 당선자는 공천심사와 경선과정에서 3선의 강진군수직을 중도에 사퇴한 일로 다른 예비후보자들로부터 거의 ‘몰매’에 가까운 질타와 비난을 받았으나 정작 당원들이나 일반 유권자들을 자극하진 못했다.
또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도 ‘토하젓 명절선물’ 경찰수사 및 양심선언 공방 등으로 이어지며 온갖 의혹제기와 흑색선전이 쏟아졌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는 근거는 장흥·강진·영암선거구의 4·11 총선 결과 그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이는 역설적으로 선거는 정치공세와 흑색선전보다 정책과 공약 대결이 정상적인 요소임을 증명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정치공세와 흑색선전의 여파는 법적처리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 당선자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개혁은 이런 구태정치를 척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터져 나왔는데, 명백하게 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사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암지역에서는 황 당선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 되는 비상식적인 행태나 이른바 ‘선거꾼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구태 청산과 정책과 공약이 경쟁하는 선거문화를 위해 척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점점 커지고 있기도 하다.
■ 지역주의 어떻게 작용했나
막판에 불거진 ‘네거티브 선거운동’ 가운데 표심을 자극한 것은 ‘지역주의’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황 당선자의 ‘대세론’에는 미풍(微風)에 불과했지만 이를 앞장서서 제기했던 유인학 후보는 영암 관내 11개 읍면 가운데 6개 읍면에서 황 당선자에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또 박형기 후보까지도 고향인 장흥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영암사람이 00이냐! 우리가 어디가 못나서 00사람 찍어 주냐!’는 말이 퍼지면서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든 지역주의 영향은 특히 영암지역에서 두드러졌다. 황 당선자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유권자가 두 번째로 많은 영암읍에서는 ‘황주홍 1천495표, 유인학 1천648표’로 역전되는 결과를 나았다. 유 후보의 고향인 신북면에서는 ‘황주홍 837표, 유인학 1천220표’로 표 결집현상이 나타났고, 덕진면, 도포면, 군서면, 학산면에서까지도 유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당선자가 영암에서 44.67% 득표율로 35.06% 득표율을 얻은 유 후보를 2천464표차이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막판 지역주의가 대세에까지는 영향을 주지 못 했는 데다, 유권자가 가장 많고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중심이 된 삼호읍(황주홍 3천453표, 유인학 985표)에서는 무풍지대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