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2년 05월 25일(금) 11:22 |
석가가 태어난 날을 두고는 다소의 이견이 있다. 경(經)과 논(論)에는 석가가 태어난 날을 2월8일 또는 4월8일로 적고 있다. 자월(子月:지금의 음력 11월)을 정월로 치던 때의 4월 8일은 곧 인월(寅月:지금의 정월)을 정월로 치는 2월8일이므로 음력 2월8일이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교 종주국인 인도 등에서는 음력 4월8일을 석가의 탄신일로 기념해 왔다. 우리나라도 음력 4월 초파일을 석가탄신일로 보고 기념한다. 다만 1956년11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는 양력 5월15일을 석가탄신일로 결정한 바 있다.
어쨌든 초파일은 불교의 연중 기념일 가운데 가장 큰 명절이다.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법회를 비롯해 연등(燃燈) 관등(觀燈) 놀이(제등행렬), 방생(放生), 물놀이, 성불도놀이, 탑돌이 등 수없이 많다. 이 중 연등놀이는 석가 탄생을 축하해 등공양(燈供養)을 하던 풍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와 중국, 일본 등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월초파일에 법회 말고도 이처럼 많은 놀이문화가 함께 성행한데 대해 초파일 행사가 비단 불교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민속놀이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시방삼세 아니 계신 곳 없고, 만유에 평등하사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거룩한 부처님이 태어난 뜻 깊은 날이건만 올 사월초파일은 유난히 씁쓸하다. 불교의 타락까지도 다른 종교와 결코 다름없다는 절박한 느낌 때문이다. “도 닦는 이들은 탐욕과 음욕을 멀리하고, 머리에 붙은 불 끄듯 스스로 살피고 돌아보는 일을 결코 게을리 말라”던 보조국사 지눌의 경고음이 유난히도 크게 들리는 올해 사월초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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