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 봉행

온 누리가 빛이요, 뭇 생명이 삶의 주인”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
2012년 06월 01일(금) 10:26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5월28일 월출산 도갑사(주지 월우스님) 등 영암 관내 각 사찰에서는 봉축법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도갑사 대웅보전에서 봉행된 법회에는 황주홍 국회의원과 김일태 군수, 박영배 의장 등 관내 기관사회단체장과 1천여명의 불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육법공양 헌공의식을 시작으로 열린 봉축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송, 헌화 및 헌향, 월우 스님의 봉축사, 봉축법어, 발원문, 봉축가, 관불의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일태 군수는 축사를 통해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신 6가지 소중한 일인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할 때에 항상 바른 것만 생각하고, 만일 이익을 얻거든 나눌 것이며, 혼자만 탐하려는 생각을 하지마라.’는 말씀이 지금 우리 영암이 더욱 살기 좋고, 행복한 지역으로 탈바꿈 시키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앞으로도 우리 군민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는 정신으로 우리 영암이 더 크게 도약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봉축법회가 끝난 뒤 도갑사 신도회는 1천여명분의 산채비빔밥을 준비해 내외귀빈과 불자들에게 점심공양을 하기도 했다.
이날 관내 또다른 사찰인 금정면의 법흥사(주지 천문스님)와 군서면의 월암사, 축성암 등에서도 불자들이 연등을 밝히는 등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다.“서로의 ‘다름’ 인정하는 지혜의 등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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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사
“서로의 ‘다름’ 인정하는 지혜의 등불 밝혀야”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불기 2556년5월28일입니다.
푸르른 신록 속에서 꽃들은 살며시 향기로운 우주의 문을 열고, 지저귀는 새들은 생명의 신비를 노래하는 봄입니다. 억겁의 세월에 한 번의 봄이야 찰나(刹那)에 불과하지만 지금 여기, 꽃 피고 산 새우는 순간이 바로 영원(永遠)이니 유아독존(唯我獨尊) 큰 소리에 모두가 참 생명을 얻는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온 누리가 빛이요, 뭇 생명이 삶의 주인임을 밝혀주셨습니다.
오탁(五濁)의 세상이 비록 더럽다 하나 실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을 피우는 토양이듯이 더럽다거나 깨끗하다는 분별도 여읜 것이 바로 지금, 우리의 본래 면목입니다.
부처님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이웃이며 동반자입니다. 이런 이치로 알게 되면 은인과 원수가 어울려 태평가를 부르고, 부처와 중생이 함께 영산회상을 노래하니, 부처님의 자비 속에서 모두를 용서하고 이해하며 상생하는 대승적 화해의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존귀하게 여기듯이 ‘남’ 또한 존귀한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가족의 행복이 소중하듯이, 이웃의 행복이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종교적 확신이 이웃에 대한 공격과 배타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성스러운 가르침이 이웃에 상처를 주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신념 또한 ‘나’를 드러내고 ‘남’을 구별하는 수단이기 보다는, 시민의 권리와 사회적 행복을 위한 정의의 길이어야 합니다. 모든 갈등은 나와 남을 나누고, 상대를 틀리다고 몰아세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상대가 아닌 ‘우리’가 되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평화가 찾아옵니다.
불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마음에 지혜의 등불을 밝힙시다.
화엄경에서는 등불을 밝힐 때, ‘믿음을 심지로 삼고, 자비를 기름으로 삼으며, 생각을 그릇으로 하고 공덕을 빛으로 하여,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을 없애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와 같은 등불을 마음에 밝혀 한량없는 광명으로 온 세상을 부처님의 법으로 두루 비추게 합시다.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감사합니다.
/도갑사 주지 월우 합장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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