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의장선거 이모저모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07월 12일(목) 20:37
해당행위 5인방’ 재결속이 결정적…배경 놓고는 설왕설래 계속될 듯
김연일 의원, 시종일관 ‘묶어두고 견제하고 끌어들이고’에 매진 주효
김점중·유호진 막판 결심배경도 주목, 이보라미 의원은 초심 그대로
제6대 영암군의회 후반기 의장선거가 마무리됐다. 당초 3파전으로 전개되는듯하던 선거는 막판에 김점중, 유호진 의원 순으로 김연일 의원 쪽으로 기울면서 일치감치 과반수가 확보,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판가름 났다. 하지만 후유증이 예사롭지 않다. 당장 내주에 있을 상임위원장 선거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또 처음부터 김연일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던 박영배, 김영봉 의원 등은 ‘사적인 도움을 공적인 일로 갚았다’는 등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고, 김점중 의원 등이 막판에 뜻을 접은 과정에도 ‘뭔가 있지 않느냐’는 등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의장선거를 둘러싼 논란들을 취재했다. <편집자註>
■ 의장선거 투·개표 결과분석
지난 7월6일 오전 개회한 제208회 영암군의회 제1차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장 및 부의장 선거에서는 의장의 경우 김연일 의원이 6표, 김철호 의원이 2표를 얻었다. 김연일 의원은 본인 외에 박영배, 김영봉, 김점중, 유호진 의원과 유영란 의원의 지지까지 받았다. 김철호 의원은 본인 외에 이보라미 의원이 지지했다.
당초 김철호 의원을 지지했던 유영란 의원이 김연일 의원을 지지한데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으나 사전에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고 판단한 김철호 의원이 양해(?)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 의원 본인은 자신의 선택으로 다음에 있을 부의장 선거에서 보답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이보라미 의원은 김철호 의원의 양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지의사를 관철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박영배 의원과 김연일 의원이 부의장 자리 제안과 함께 집요하게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 했었던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삼호출신이 의장이 되어야 한다는 지역구민들의 뜻을 따랐다. 또 개인적으로 김연일 의원이 의장이 된다면 내가 부의장을 해야 모양새가 갖춰지고 추진력이 생긴다는 판단을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본래대로 행동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유영란 의원의 경우 의장 선거에서 김연일 의원을 지지함으로써 이어 열릴 부의장 선거에서 지지표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역시나’였다. 김연일 의원을 지지하는 대신 부의장을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유호진 의원이 5표, 유영란 의원이 3표를 얻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보라미, 김철호 의원은 판세가 이미 굳어있음에도 끝까지 유영란 의원을 지지함으로써 ‘약속은 지켜야 하는 일’임을 상기시켰다.
■ ‘해당행위 5인방’ 왜 뭉쳤나?
한 달여 동안 물밑에서 진행된 선거전은 김연일, 김점중, 김철호 의원 등 3파전으로 굳어져갔다. 선거 이틀 전까지만 해도 이대로 가다가는 결선투표 내지 연장자 선택의 결과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느 누구도 과반수인 5표 확보가 어려워 보였다. 이 과정에서 심지어는 병상에 누워있는 최병찬 의원도 투표에 나설 것이라는 설이 의회 안팎에서 나돌아 본보가 그 가족에게 사실 확인에 나설 정도였다.
김연일 의원과 김철호 의원은 일치감치 나름대로 3표씩 지지표를 확보한 상태로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김점중 의원의 경우 다소 모호했다. 더구나 김점중 의원이나 유호진 의원은 김연일 의원 진영의 세 의원과 함께 지난 4·11 총선 당시 자신들이 소속한 정당(민주통합당)의 후보를 놔두고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 이른바 ‘해당행위 5인방’이었으나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대열에서 이탈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설왕설래하나 두 의원 모두 의장에 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의 경우 과거 선거의 ‘전례‘로 볼 때 막판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유 의원은 의장이 되기 위해 ‘모종의 전략’을 세웠으나 실패했다는 설도 있다. 김 의원의 경우는 김일태 군수가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실에 내심 기대한 것 같다.
하지만 상황 전개는 두 의원의 예상을 깨는 것이었다. 김연일, 김철호 의원의 세 대결이 흐트러짐이 없는데다 유 의원의 경우 ‘모종의 전략’이 실패했고, 김점중 의원 역시 김 군수의 지지가 결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점중 의원은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7월4일 김연일 의원 진영에 다시 가담하기로 결정했고, 유호진 의원은 다음날인 5일 부의장을 맡기로 하고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의회 안팎이나 군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김연일 의원이 무슨 제안을 했길래 순순히 지지를 선언했느냐는 호사가들이 두고두고 입방아에 올릴 좋은 구실일 것 같다. 특히 막판에 김연일 의원이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고 판단한 김철호 의원이 김점중 의원을 찾아가 “의장을 맡으라”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 김연일 의원 선거전략 돋보여
합종연횡(合從連衡)만이 과반수 확보의 지름길이었던 이번 선거에서는 단연 김연일 의원의 전략이 돋보였다.
일단 김 의원은 박영배, 김영봉 의원을 단단히 묶는데 성공했다.(김 의원이 두 의원을 자신 편에 꽁꽁 묶어놓을 수 있었던 계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입방아가 끊이질 않지만 본인은 강력 부인한다.) 그런 다음 김철호 의원을 수차례에 걸쳐 찾아가 때로는 읍소(泣訴)까지 해가며 지지를 호소했다. 막판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김철호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철호 의원의 기대를 부풀리는 한편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견제의 방편이었던 것 같다.(김철호 의원을 찾아다니면서 한 또 다른 일은 박영배 의원과 함께 이보라미 의원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부의장 자리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지나 이 의원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다음 결정타는 김점중, 유호진 의원을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우선 김점중 의원의 경우 김 군수의 의중에도 불구하고 지지세 확보가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 군수 측근들 사이에서도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자신을 지지한 유호진 의원 외에 김철호, 유영란 의원의 지지를 얻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유호진 의원의 경우 아예 지지 의원이 없는 상태로 모종의 제안이 실패하면서 뜻을 접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으나 확인되지 않는다.
김연일 의원은 막판에 두 의원을 접촉했고,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선거를 이틀, 그리고 하루 앞두고 이들 모두의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유호진 의원에게는 부의장을 제시했다고 하나 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유 의원이 부의장 제의를 수락하고 지지를 결정했을 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의회 안팎의 시선이다.
상황이 이처럼 돌변하자 김철호 의원이 김점중 의원을 찾아가 의장을 맡으라고 제안했으나 때는 늦었다. 이 부분도 미스터리라면 미스터리다. 김점중 의원이 김철호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5대3 또는 4대4의 판세이고, 그대로 결선까지 갈 경우 연장자인 점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었는데도 왜 김연일 의원 지지를 선언했느냐는 의문인 것이다.
어쨌든 이번 의장선거는 외견상 매우 평온하고 별다른 잡음 없이 끝나 다행스럽다. 하지만 합종연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느낀 바는 역시 ‘정치는 생물’이요, 정치하는 사람들의 속내는 도무지 읽어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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