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의사 채용 국고보조금 반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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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영암군, 의사 채용 국고보조금 반환 위기

보건복지부 ‘시니어 의사 활용 지원사업’ 선정
한 달여간 진행된 의사 채용 공고 지원자 '0'명
내달 8일까지 채용 실패시 보조금 반환해야

영암군보건소가 보건복지부의 ‘시니어 의사 활용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으나, 한 명의 지원자도 나오지 않고 있어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까지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영암군이 선정된 ‘시니어 의사 활용 지원사업’은 농어촌의 필수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속적인 의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방에서 시니어 의사의 임상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 공공의료 현장에 활용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추진된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지방 공공병원뿐 아니라, 보건소까지 대상이 확대되면서 영암군보건소도 공모에 참여했고 지난 6월 사업에 선정됐다.
영암군은 사업 선정과 동시에 영암군청 홈페이지와 시니어 의료인력을 지자체와 매칭해주는 플랫폼인 ‘닥터링크’ 등을 통해 의사 모집 공고에 나섰으나 한 달여간의 모집기간 동안 한 건의 접수도 없었다.
이에 군은 오는 7월28일까지 시니어의사 채용 재공고를 내며 추가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여전히 전무하다.
 
시니어 의사 자격 요건은 ▲만 60세 이상 ▲대학병원.종합병원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 ▲병원급 이하 경력을 포함해 총 20년 이상의 임상 경력을 보유한 자 등으로 응시자격이 까다로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감감무소식에 영암군은 전일제 방식으로 채용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비교적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주 3일 하루 5시간 근무 조건의 시간제 의사 채용까지 나섰지만 여전히 난망인 상황이다. 이러한 시니어 의사 채용난은 영암 뿐 아니라 도내 지자체들도 겪고 있다.
 
이번 복지부 시니어의사 공모에는 영암군을 포함해 ▲강진의료원 ▲구례군보건의료원 ▲해남군보건소 ▲진도군보건소 ▲신안군보건소 등 총 6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강진의료원과 구례보건의료원은 기존 근무하던 시니어 의사를 재고용하며 사업을 지속하게 됐으나 4개 보건소 중 진도 보건소(1명)를 제외하면 한 명의 지원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몇몇 지자체에서는 관내 의사들을 통해 지인 채용 추천 의뢰까지 하며 시니어 의사 구하기에 나서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암.해남.신안군은 오는 8월 8일까지 시니어 의사 채용에 실패할 경우, 정부에서 지원받은 시니어의사 급여 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 영암군의 경우 시간제 의사 5개월 급여분인 약 2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군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의사들의 급여가 수도권과 지방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지방 공중보건의 채용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번 사업의 전일제 급여 보조금은 월 1천100만원, 시간제는 월 400만원 수준인데, 의사들이 희망하는 급여와는 격차가 크다”며 “영암군은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외에 자체 예산을 추가 보전하는 것도 논의하며, 지원자가 있을 경우 재협상을 통해 최대한 맞춰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논의 대상조차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보조금을 확대한다면 지원자가 나왔겠냐는 본지 질문에 “도시와 비교도 안 될 만큼의 급여가 아니고서야 보건소 내.외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 지역으로 의사를 데려오는 건 어렵고 그만큼의 급여도 보전하기 힘든 실정이다”며 “현재 지역에 있는 의사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태에 한 의료계 종사자는 “지방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에 장려금 등으로 동기를 부여함은 물론, 지방 의과대학과 지역거점 병원을 확충 및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거점병원 의사에게도 대학병원 교수처럼 연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수도권과의 의료 격차가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유명 대학병원들의 수도권 분원 개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지방 의료체계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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