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의장 김연일)는 오는 9월16일부터 22일까지 6박7일 동안의 일정으로 대만, 홍콩, 심천, 마카오 등에 대한 국외연수를 실시한다.
이번 연수에는 김연일 의장을 비롯해 유호진 부의장, 김점중, 박영배, 김영봉 의원 등 5명과 의회 사무과 직원, 언론인 등 모두 11명이 참가한다.
김철호 의원은 대만, 홍콩 등지에 대한 국외연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불참의 뜻을 밝혔다. 유영란 의원은 신북면이 태풍 ‘볼라벤’ 및 ‘덴빈’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하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라는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당초 연수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이보라미 의원은 9월13일 불참의사를 밝혔다.
김연일 의장은 이번 국외연수에 대해 “태풍피해로 군민들의 심려가 큰 상황에서 국외연수를 떠나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연초부터 결정되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세 차례나 연기했었고, 태풍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의원들의 합의로 결정한 의사일정 가운데 하나로 이번 기회가 아니면 별도의 일정을 잡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원 국외연수 어떻게 보아야 하나
#연수목적은?=이번 의회 연수와 관련한 첫번째 논란은 연수목적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다. 이를테면 ‘관광성 외유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의원 연수를 맡은 S여행사 세부일정에 따르면 첫 방문지인 대만에서는 낮 공항도착 후 국립야류해안공원 관광 및 노천 온천욕 체험이 예정되어 있다. 이튿날에는 대만의 지방자치 및 농업시설 방문일정으로 산수미 유기벼 농장, 서방목장 견학과 노인복지시설 방문, 타이베이 101빌딩 관람 등의 일정이 들어있다. 사흘째는 심천에서 전통민속공연을 관람하는 일정이며, 나흘째는 마카오 아동사회복지시설 방문에 이어 성바울성당, 세도나광장, 피셔맨와프, 마카오타워 관광 등의 일정이 이어진다. 또 닷새째에는 아시아 최대의 아쿠아리움과 케이블카가 있는 홍콩 오션파크와 해양공원, 리펄스베이, 빅토리아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일부 농업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방문 일정이 들어있기는 하나 전체 일정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다. 대부분 관광지 방문일정으로 짜여 있다. 이 때문에 이왕에 군 예산을 들여 연수를 떠나려면 주제를 정하고 이에 맞는 여행일정을 짜는 등 보다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기는 적절한가?=연수 시기의 적절성도 논란이다.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의 잇따른 영향으로 영암군은 245억4천여만원의 유례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농업인들은 물론 공직자, 군부대, 의용소방대 등 민관군이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연수 출발일인 오는 9월16일쯤에는 제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군민들 가운데는 엄청난 피해가 난만큼 연수일정을 보류하거나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군민 A씨는 “사상 유례없는 피해가 났고, 특히 무화과나 대봉감 등 영암의 대표작물은 거의 수확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의원들의 연수강행은 비난받을 일”이라고 했다.
#논란은 없었나?=국외연수는 올 초부터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우여곡절을 거듭했다. 한 때 목적지가 미주로 바뀌기도 했다. 이번에도 논란은 당연히 이어졌다. 태풍피해 때문이다. 불참하기로 한 유영란 의원은 극구 말을 아꼈지만 “오늘(9월13일)이 신북 장날인데 지붕이 날아가고 비가 내려 상인들이 대목장사도 못하고 있다”고 가슴아파했다. 이보라미 의원의 결정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분명치않으나 당초의 참여 결정에는 의회 내 화합에 더 비중을 둔 때문으로 짐작된다. 이 의원까지 불참할 경우 이른바 ‘5인방’만 연수가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의원이 끝내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이번 연수는 ‘묘한’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논란과정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강행하자는 취지의 A의원 발언이다. 그는 “연수를 떠나는데 대해 비난이 일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이니 연수를 강행하자”고 했다. 강행하자는 뜻을 강조하다보니 나온 발언이겠지만 도가 지나친 느낌이다. 의원 국외연수에 공무원들까지 대거 참여(의원5명, 공무원5명)한 것도 군민들 눈에 곱게 보이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군민들 사이에는 이왕에 정해진 예산으로 연수를 가는 만큼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많다. 해외연수를 통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들도 ‘시기’는 문제다는 입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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