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산재사고 예방대책 세워야

대불국가산업단지 선박블럭 제조업체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해 대형인명피해가 났다. 사고가 난 원당중공업은 대불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한 조선산업 선도기업이자 가장 규모가 큰 업체라고 한다. 이 업체와 하청관계에 있는 민주이엔지 근로자들이 폭발사고로 2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이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는 멀리 베트남에서 온 근로자도 포함되어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의 신분이다. 그렇지 않아도 조선업 불황이 심각한 마당에 하청업체의 경영난은 불 보듯 한 점에서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작업조건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고가 나자 영암경찰서는 원당중공업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안전관리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관계자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이번 같은 대형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전국금속노조 전남서남지역지회가 지적한 것처럼 이번 사고는 대형조선소들이 매년 최대치 이익을 만들면서도 조선업 불황을 핑계로 다단계 하도급과 일방적인 하도급비 삭감 등에 나서면서 하청업체가 안전시설과 안전관리보다는 생산위주 경영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노동부 역시 더 이상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산업안전감독 실시와 개선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불산단은 최근 경영난이 위험수위에 있어 이번 가스폭발사고는 입주업체들에게 설상가상의 충격이다. 조선업 수주 감소와 선가 인하에 따라 영남권 조선소의 대불산단 입주업체에 대한 발주량이 80% 이상 감소했다. 입주업체가 280여곳으로 4년 전보다 40여곳이나 줄고, 휴·폐업으로 가동이 멈춘 업체도 20여 곳이나 된다. 이번 폭발사고로 입주업체들이 수주나 생산 등에 있어 차질이 빚어져선 안 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나 전남도가 활성화대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