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계획 수립 전 예산편성 또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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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관리계획 수립 전 예산편성 또 ‘말썽’

군, 왕인수석전시관 등 뒤늦게 관리계획안 제출 의회 질타

산수뮤지컬 이후 세 번째…군정업무 전반 시스템점검 절실
바둑테마파크는 사실상 투융자심사 없이 추진 지적도 나와
군이 공유재산 관리계획 수립이나 지방재정 투융자심사 등을 거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하거나 집행하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의회로부터 집중적인 질타를 받는가 하면, 관련 실과장이 공개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이 같은 사례는 행정업무처리과정에서 당연히 걸러져야 할 절차상의 문제로,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조성사업 관련 논란과정에서 처음 문제가 된 이래 계속 재발하고 있는 점에서 군정업무 전반에 대한 시스템 점검의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영암군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김영봉 의원)는 지난 12월4일 오전 제2차 회의를 열고 집행부가 제출한 ‘2013년도 군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심의, 원안가결 해 본회의에 넘겼다.그러나 이 군유재산 관리계획안은 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이 지난 11월22일 의회에 제출되었다는 점에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한 것이다. 관리계획 수립을 선행한 뒤 예산을 편성해 심의를 요구해야 하는 당연한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
이 때문에 이날 상임위에서는 안건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의 집중질타가 이어졌다. 이보라미 의원은 “산수뮤지컬사업과 낭산기념관 건립사업 등에서 관리계획 수립 전 토지매입이 이뤄져 의회의 지적을 받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같은 잘못이 반복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군수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이 제출되자 김영봉 자치행정위원장이 자치행정전문위원에게 사업예산에 대한 정수물품 취득승인 여부, 공유재산 관리계획 수립여부, 지방재정투융자심사 이행여부 등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 그 계기로, 뒤늦게 미비점을 통보받은 집행부가 부랴부랴 군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출, 논란을 키웠다.
이보라미 의원은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제출된 군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원안가결 한 이유에 대해 “취득대상 토지와 건물규모가 비교적 작고, 무엇보다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해 온 김철호 재무과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김영봉 위원장도 “자치행정위원회 소관 실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군청 전체 실과소장을 출석하게 한 자리에서 김철호 재무과장이 진심으로 공개사과 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면서 “특히 상임위원들은 김 과장의 사과를 통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같은 것을 느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김 과장은 상임위에서 위원들의 부군수 사과요구에 대해 주무과장의 잘못임을 분명히 하며 자신의 사과로 대신해줄 것을 요청했고, 첫째는 주무부서인 재무과의 업무소홀에서 빚어진 일이며 둘째는 관련 실과의 업무처리지연에서 빚어진 일임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사과, 위원들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됐다.
문제가 된 토지는 국도변 제설용 자재보관 예정부지와 비위생매립지 정비사업지구 내 편입토지, 생태숲조성사업부지 등이며, 건물은 왕인수석전시관 신축 1개동이다.
한편 지방재정법 위반논란은 지난 11월27일부터 12월3일까지 계속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김영봉 의원은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과 관련해 “최종 투융자심사에서 사실상 반려라고 할 수 있는 ‘재검토’ 의결을 받아 투융자심사결과가 없는 상태인데도 수년전부터 이미 사업을 시행한 것이나 다름없는 토지매입에 15억원, 관광지 조성계획 및 지구단위 용역비로 15억원,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비 13억원 등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면서 “특히 토지매입과 관련해 집행부는 현물의 가치를 주장하나 예산의 사장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 같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사업 포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밖에 군이 삼호지역 개발예정부지와 관련해 사업용도도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휴 토지를 매입(계획 20필지 20억원 중 11필지 8억2천400만원)했고, 하(河)미술관 창작관 건립과 관련해서는 예산이 전액 확보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실시설계를 발주해 납품받았으나 군비가 확보되지 않아 사업을 포기했고 도비를 반납해 실시설계비 1천900만원을 손해 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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