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다. 계(癸)는 육십갑자(六十甲子)에서 위(上) 단위를 이루는 요소인 천간(天干), 즉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마지막이다. 오행으로 볼 때 계는 물(水)에 해당해 계수(癸水)라고도 하며 색은 검은색이다. 사(巳)는 육십갑자에서 아래(下) 단위를 이루는 요소인 지지(地支), 즉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가운데 여섯 번째로 뱀을 뜻한다. 따라서 임진년(壬辰年)이 흑룡의 해였듯 올 계사년 역시 흑사(검은 뱀)의 해다. 뱀(巳)은 시각으로는 9시에서 11시,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양력5월(음력4월)에 해당 한다. 한 여름으로 들어가는 시기로 불(火)의 기운이 강해 그 정점에 도달하는 때라 한다. 그리스신화에서 뱀은 치료의 신으로 나온다.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으로, 이 의술 신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 뱀이 둘둘 말려 있다. 이 뱀은 의신의 신성한 하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뱀은 ‘업구렁이’라 부르며 신성시했다. 중국에서는 신으로 모셨다. 복희씨와 여와씨는 뱀 몸뚱이에 사람의 얼굴이 달린 형상이었고, 물의 신(河神)의 모습도 뱀이라고 믿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뱀 자체를 시조신으로 여겼다 한다. 역술가들은 2013년 국운(國運)에 대해 하늘은 계(癸)로 물의 기운이, 땅은 사(巳)로 불의 기운이 감도는 해로 본다. 계수(癸水)의 물이 사(巳)의 불을 끄는 형상이어서 분쟁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서로 상극하는 기운이 충돌하는 해라는 뜻이다. 1941년 베를린장벽 붕괴나 1898년 중국 천안문사건, 2001년 미국 9·11테러도 뱀의 해 불의 기운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올해는 국내적으로 새 정부 출범의 해여서 큰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크고 작은 다툼이 잦을 것이라 게 역술가들의 전망이다. 뱀은 풍요와 다산, 치유와 임신을 상징하지만 무엇보다 지혜의 영물이다. 냉철한 삶의 지혜 가득한 계사년이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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