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만큼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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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리 기업 만큼만 하자

정기영세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번 방학 중국 자매대학에서 강의를 위해 머무르는 동안 귀한 기회를 가졌다. 삼성전자의 해외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중국의 경제특구인 천진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폰 법인에 방문할 기회를 가진 것이다. 8,000명의 중국 직원들이 연 8,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공장이 단 18명의 삼성전자 본사 주재원에 의해 관리되는 것이 경이러웠고 첨단의 생산공장, 외국에서 바라본 우리 브랜드 그리고 뛰어난 생산 및 관리능력의 견학은 경영학을 공부하는 내게 많은 경험과 살아있는 지식이 되었다. 삼성전자의 해외최대 휴대폰 생산기지와 연구, 개발기지인 천진삼성통신회사는 말 그대로 우리 국민의 자부심이고 우리 국격(國格)의 상승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회사가 북경대학과 중국내 최대 구인구직사이트인 즈리엔자오핀(zhaopin)이 공동조사한 10대 가장 훌륭한 고용기업에 뽑힌 점이다.
짧지 않았던 1980년대 미국 유학시절 어떤 가전양판점에 가건 우리 기업의 가전제품을 찾기는 정말 힘들었다. 어쩌다 발견(?) 할 때면 반갑기도 했지만 너무도 낮은 우리 제품의 위상에 “언제 우리는 ‘소니(SONY)’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을까?”하며 아쉬워했던 그 기억이 생생한 나로서는 ‘삼성’과 같은 우리 제품의 위상에 더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화웨이 같은 초대형 전자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고 있고 있어 이미 턱밑까지 추격한 느낌이라는 회사 관계자들의 애기를 듣고 불안해 지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소수의 거대기업을 집중 육성해 세계 초일류 회사로 만들겠다는 중국이 달려가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 듯 했고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가는 느낌도 들었다.
같은 기간 최근 완공한 중국의 고속철도 타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몇 년전 중국이 고속철 사업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는 182㎞ 호남고속철 계획을 수립했고 정치권은 언제 완공하느냐, 어느 역을 경유해야 하느냐, 서울 강남구 수서에 역을 둘 것인지 말 것인지 공염불하는 동안 중국은 2,300㎞의 광저우∼베이징 구간을 완성해 운행하고 있다. 승차감은 우리 KTX보다 좋았고 속도도 더 빨랐다. 빠르고 쾌적한 여행의 즐거움 보다는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국내에 들어오니 이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재벌개혁안을 내놓고 있고 대기업의 실효 법인세율이 명목세율보다 낮기 때문에 R&D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이는 R&D투자의 국민경제적 중요성을 망각한 것이다. R&D투자는 대기업을 위한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다. 국가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그동안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세금 감면을 해왔던 이유다. 물론 우리 대기업 특히 재벌에 부정적인 측면이 없다는 건 아니다. 그룹과 오너의 잘못된 행태는 시정돼야 하며, 이를 위한 재벌개혁은 옳다. 다만 지나치면 안 된다.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옥죄고, 나라 경제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이걸 원하는 게 아니라면, 개혁의 속도와 내용은 점진적이고 상식적이어야 한다.
최근의 정치권 소식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설 특별사면을 강행했다. 특사 대상에는 예상대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창업공신’들이 포함됐다. 김용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부동산 투기’, ‘자식의 병영문제’ 등이 불거지자 자진 사퇴했다. 우리 지역에서는 도지사와 시민사회가 도지사의 발언을 가지고 한달 이상 티격태격하고 있고, F1 대회 개최는 ‘배 째라’식으로 향후 협상전략을 준비할 모양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생각난다. 갑자기 이분들에게 삼성전자 중국천진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우리 기업인들 그리고 주재원들을 보여주고 싶다.
(crose@db.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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