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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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맹세

현직 구청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짝퉁’ 트위터에 ‘충성맹세’를 잘못 남겼다가 망신당한 일이 벌여졌다. 화제의 인물은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으로, 그는 지난 3월4일 오전7시5분경 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트위터 계정에 “국운을 이르켜(‘일으켜’의 오기) 세울 지도자께서 구청장까지 이르켜주시니 감사합니다 서울의 중심 중구를 세계인의 역사문화도시로 발전 시키겠습니다(‘발전시키겠습니다’의 오기)”라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계정은 한 트위터리안이 박 대통령을 패러디하기 위해 만든 ‘President LadyGaCa’이름의 개인 계정이었다는 것이다.
최 구청장이 문제의 트위터 글을 서둘러 삭제했지만 트위터리안들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해당 트윗을 캡처해 “청와대 문고리라도 갈고 닦으시죠”라느니, “충정이 지극하신 분이군요” 또는 “중구청장은 24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쌍차(쌍용자동차) 분향소 침탈을 중단하라!”는 등의 리트윗이 이어진 것이다. 네티즌들 역시 “가짜 박근혜에 충성맹세를 하는 중구청장의 정성이 지극하다”느니, “박근혜를 거의 중전마마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등의 실소의 한마디씩을 쏟아냈다. 하기야 ‘레이디가카’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사용하는 호칭이었다고 하니 최 중구청장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 군부권위주의정권 때나 목격할법한 이런 충성맹세는 새 정부 들어 자주 목격되는 현상이다. 핸드폰 고리 앞뒤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사진을 자랑스럽게 넣고 다닌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행보는 최 중구청장의 ‘용비어천가’보다 단연 한 수 위다.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온갖 의혹으로 미뤄볼 때 사퇴해도 모자랄 판에 “기회를 달라”며 기자회견까지 한 그의 버티기는 바로 핸드폰 고리의 힘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미 역사적으로 정리가 끝나 교과서에까지 ‘군사정변’으로 기록된 ‘5·16’에 대해 자신의 무지를 탓하거나 답변을 회피한 새 정부 대다수 장관들의 처신은 이 핸드폰 고리보다 단연코 더 심오한 충성맹세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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