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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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불감증

“다양한 연령대의 수많은 북한 주민이 (4월)9일 총이 아닌 삽을 들고 나무 심기에 참가했다. 저녁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평양 거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0주년 기념해 춤췄다.”(AP)
“북한이 ‘전쟁의 북’을 끊임없이 두드려대고 있지만 한국인 대부분은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뉴욕타임스)
“한국에서 ‘북한 위협’ 뉴스는 경제나 연예인 스캔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벚꽃 소식 등과 경쟁하고 있다.”(워싱턴포스트)
요즘 한반도 주민들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쏟아내고 있는 스케치 기사들이다. 한결같이 북한과 남한 주민들의 ‘전쟁불감증’을 기이하게 여기고 있다. 특히 전쟁에 대한 공포와 위기감이 전혀 없어 보이는 한국인들의 일상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투다. 대다수 한국인들은 과연 전쟁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
한반도서 전쟁이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공멸이다. 이 땅에 사는 무고한 한민족의 무수한 죽음이자, 금수강산의 돌이킬 수 없는 파괴다. 한 신문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벌어지면 국민의 0.02%만 안전지대에 있게 될 것이라는 끔찍한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핵전쟁 상황에서 유효한 우리의 1등급 대피시설 수용능력인 1만2천명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96%가 전쟁에 대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왜 그럴까? 답은 바로 전쟁의 결과인 ‘공멸’에 있다. 1994년 북한이 ‘서울 불바다’를 위협했을 때처럼 사재기하는 일은 전쟁대비가 아니라 괜한 과소비라는 것쯤은 이제 우리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다. 긴말 필요 없이 전쟁은 곧 민족의 공멸을 뜻할진대 무슨 대비가 필요할 것인가. 또 하나 외신이 궁금해 하는 전쟁불감증에 대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무능한 정부가 걸핏하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댄 색깔론과 전쟁위기론에 국민모두가 질릴 때도 됐다는 점일 것이다. 이제라도 ‘가장 나쁜 평화라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는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다행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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