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 구림전통마을에 조성중인 서호동 행복마을 내 ‘창작관’ 건립사업계획이 전면백지화(폐지)됨에 따라 관련 부지가 공개매각절차를 밟게 됐다.
특히 매각될 부지는 지난 2009년 영암군 홍보대사인 재일교포 동강 하정웅 선생이 무상증여한 곳으로, ‘예술인촌’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 및 검경 수사와 의회의 반대, 군의 예산 미확보 등 난제가 겹쳐 사업계획이 폐지되면서 기증자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관련 부지를 매각해야하는 등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영암군의회는 지난 4월23일 제21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창작관 건립사업을 위한 부지인 군서면 서구림리 398-9, 398-33번지 등 2필지 2천14㎡를 처분(매각)하겠다며 군이 낸 ‘2013년도 군유재산변경관리계획안’을 원안가결 했다.
군에 따르면 창작관 건립사업은 ‘하(河)미술관 건립에 따라 전국 각지의 예술인들이 수준 높은 작품을 관람하고 영암의 아름다운 풍경을 대상으로 한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총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514㎡에 목조한식 2층 규모로 창작실과 수장고, 관리실 등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군은 2011년4월 영암군을 순방한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창작관 건립에 따른 도비 지원을 건의해 같은 해 7월 2억원의 도비보조금 교부결정을 받았으며, 2011년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이를 편성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군비가 전액 삭감됐다.
군은 또 2011년6월 사업비 1천900만원을 투입해 창작관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했고 같은 해 8월 설계를 납품받았으나, 지난해 말 도비보조금을 반납하고 지난 2월14일 전남도로부터 창작관 건립사업 폐지 승인을 받음으로써 결국 관련 예산 1천900만원을 낭비하게 됐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2012년 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영봉 의원에 의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은 “예산전액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설계를 발주하고 설계를 납품 받았으나 군비 확보가 되지 않아 사업을 포기하고 도비를 반납하면서 1천900만원의 실시설계비 손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창작관 건립사업이 기증자의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끝내 좌초된 것은 서호동 행복마을 조성사업이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되면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로 이어진데다 의회를 설득하는데 실패하면서 군비 확보를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림예술인촌으로 알려진 서호동 행복마을 조성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각종 의혹과 소문이 난무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 공무원 등 4명을 형사입건했고 검찰은 이들을 무혐의처분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의회는 2011년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와 제3회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창작관 건립을 위한 관련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한편 의회는 이번 임시회 소관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군이 낸 창작관 건립부지 매각안에 대해 집행부와 격론을 벌였으나 동강 하정웅 선생이 기부채납한 부지로 기부조건(창작관 건립 등)을 수반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매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문화관광실 채일석 실장은 “통상 기부채납은 기부조건을 수반한 경우에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규로 정해져 있다”면서 “창작관 건립사업계획이 부득이 폐지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매각한 뒤 기부채납자의 뜻을 적극 반영해 군립 하(河)미술관 주변 정비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창작관 부지는?
예술인촌 중 최고 경관 알짜배기 2필지 6백여평
구입당시 3.3㎡당 22만원…현재 40만원 넘을 듯
군서면 서구림리 398-9번지 1천323㎡와 398-33번지 691㎡ 등 2필지(2천14㎡)로, 지목은 모두 임야로 되어 있다.
국립공원 월출산과 천년고도 구림마을 등 그렇지 않아도 뛰어난 주변 경관을 자랑하는 ‘예술인촌’ 부지 가운데서도 ‘알짜배기’ 땅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과연 얼마에 매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의회의 매각승인이 있기 훨씬 전부터 창작관 건립사업이 전면 백지화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군은 일단 일반재산 관리 및 처분방법에 따라 두 곳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의 재산가격평정을 거쳐 매각공고 할 계획이다.
가격은 해당 부지를 사들일 당시인 지난 2009년 3.3㎡(1평)당 22만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반시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현재는 40만원 선은 넘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