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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봄이 되기는 했지만 잦은 비에다 이상저온과 고온이 되풀이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때 아닌 추위와 싸워야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는가 하면, 스탠드 조명에 의지해 야근을 해야 하는 등 ‘공무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군 청사 리모델링 공사에 따라 실내체육관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한 실과는 군수와 부군수실을 비롯해 재무과, 기획감사실, 문화관광실, 총무과, 자치발전과, 건설방재과, 산림축산과, 친환경농업과, 지역경제과 등 본관동의 9개 실과다.
이 가운데 군수실은 군민회관에 따로 마련되었고, 부군수실 등 나머지는 실내체육관에 임시칸막이로 구분지어 마치 전시회장 진열하듯 배치됐다. 또 실내체육관 입구에는 9개 실과 배치도가 걸려 있고, 각 실과 앞에는 직원배치표가 부착되어 있다.
실내체육관에 임시사무실이 마련되면서 가장 반기는 이들은 민원인들과 인근의 식당가다. 민원인들 입장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실과를 찾아 헤매는 일 없이 그야말로 손쉽게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고, 인근 식당가는 점심시간에 북적이는 공직자들로 뜻하지 않게 특수를 누리고 있어서다.
민원인 A(54)씨는 “일부 과가 군청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나눠져 있어 불편하기는 하지만 일 보기는 매우 편하다”면서 “모든 관공서를 높은 빌딩으로 지어 올릴 일이 아니라 실내체육관 임시사무실처럼 넓게 지어 한눈에 모든 부서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반겼다.
혹시 있을 수도 있는 근무태만이나 비위 등은 발도 붙일 수가 없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탠드에 올라서면 누가 근무를 제대로 하고 있고 태만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공무원들은 군청이 벌써 그립다. 특히 군청에 남아있는 실과 동료 공직자들이 부럽다. 군청에 잔류한 부서는 본관동의 종합민원과와 신관동의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과, 환경보전과, 도시개발과, 기업도시지원사업소, 의회동의 의회사무과 등이다.
임시사무실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첫 번째 고충은 ‘추위’다. 실내체육관의 특성상 보온효과가 떨어져 바깥기온보다 실내가 훨씬 춥다. 더구나 최근 이틀내지 사흘 걸러 비가 내리고 그 때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봄 옷차림으로는 도저히 견뎌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진즉 장롱에 넣어뒀어야 할 두터운 외투를 가져와 의자에 걸어두고 틈틈이 걸쳐 입는가 하면 뜨거운 차로 추위를 이긴다.
개별조명이 불가능한 실내체육관의 특성상 야근도 자유롭지 않다. 이 때문에 군은 각 실과당 5개씩의 스탠드 조명을 긴급 보급했다. 야근은 각 실과당 최대 5명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뭐니 뭐니 해도 제일 큰 걱정은 다가올 여름이다. 설치하기로 된 에어컨 시설이 불발되면서 푹푹 찌는 실내체육관에서 여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총사업비 19억7천700만원이 투입된 군 청사 리모델링 공사는 8월 말 완료예정이다.
한편 김연일 의장을 비롯한 군의회 의원들은 임시사무실 근무 사흘째인 지난 4월24일 실내체육관에 음료수 등을 사들고 방문해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