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부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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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환경은 부메랑이다

조영욱
미암면출신
시인
인간은 지구와 자연의 주인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관리자쯤 될 것이다. 주인은 자기가 소유한 모든 것을 아끼고 가꾸고 보호한다. 그러나 점령자나 정복자 행세를 감행한다. 여기에서 환경문제는 발생한다. 전국 곳곳에서 터진 불산 누출사고, 밀양 송전탑 문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원전 가짜 부품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자연은 고사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와 생명의 존엄성을 잃고, 개발 독재식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기가 몸에 밴 까닭이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모든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뿐 환경과 자연, 사람은 늘 뒷전이다. 지금 영암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미암 바이오가스 공장 건설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자원을 재활용한 자원순환 사업은 바람직하고, 이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순환(善循環)이 될지 악순환(惡循環)이 될지 판가름은 기업가와 기업의 생명 윤리의식과 기술력, 유지관리능력에 달려 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전세계가 런던협약에 따라 2012년부터 축산분뇨와 하수 슬러지(오니), 2013년부터 음식물 폐수 해양투기가 금지되어 새로운 환경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필요악이다. 잘 하면 선순환(善循環)이 되겠지만 잘 못하면 악순환(惡循環)이 되기 때문이다.
바이오가스 사업은 독일 등 서구 유럽에서 마을공동체를 만들면서부터 자원을 재활용해 환경문제도 해결하고, 부산물인 슬러지와 액비(액체비료)를 농업에 활용하고, 메탄을 추출하여 연료나 전기까지 생산한다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이익이 생산자인 농민과 주민에게 돌아가는 참으로 바람직한 구조이다.
그러나 개인이 기업으로 운영했을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미암면민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은 기업가의 생명 윤리의식과 기술력 그리고 유지관리능력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이 정부도 국민을 속이는 마당에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속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태양광발전시설을 한다고 속여 바이오가스 공장을 세운다는 것은 전주곡에 불과하다.
공장이 건설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는 기업과 주민 사이에 끝없는 갈등을 일으켜 생업을 포기하고 목숨을 걸어야할 상황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첫째, 무엇보다 먼저 투명성을 전제로 끝없이 대화하고 설득해야 할 기업이 법적조치 운운하며 1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보면 사사건건 주민(면민)과 마찰을 빚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농사꾼은 싹이 트는 것만 봐도 싹수를 알 수 있다.
둘째, 축산분뇨와 음식물 폐수를 운송하는 문제이다. 거대한 탱크로리가 수없이 드나듦으로써 도로파손과 경운기와 트랙터 같은 농기계 이동이 불편해질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법적으로 처리하고 배상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람 생명을 돈으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셋째, 악취문제이다. 운송과정과 공장에 하역할 때 더 나아가 가스 생산과정과 사고로 인한 악취문제는 미암뿐만 아니라 이웃한 J프로젝트로 개발될 삼호지구와 독천 주민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안정성과 환경ㆍ위생문제 등 기술력이 중요한 이유이다.
넷째, 민원 내지는 기술적인 문제로 가동중단이 되는 문제이다. 전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공장과 퇴비공장이 악취문제 등 기술적 문제로 가동이 중단되고 폐쇄된 사례는 많다. 이는 기술력과 더불어 유지관리능력으로 빚어지는 문제이다. 그럴 경우 원상회복은 어렵고 흉물로 방치되기 십상이다.
다섯째, 액비문제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액비는 운송문제 때문에 미암ㆍ학산ㆍ삼호ㆍ서호ㆍ해남 등 인근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축산분뇨는 과다한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 소독제와 세제 등이 잔류하고 있고, 음식물 폐수는 과다한 염분 때문에 2차, 3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잖아도 화학비료를 남용하여 과영양 상태인 농토에 액비를 사용했을 때 안정성과 환경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이를 회복하려면 3년 이상 걸린다.
여기서 거론한 문제는 상존한다. 공장 하나 들어서지 않으면 갈등과 반목, 미움이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일인데 언제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을 만들어 국민이 정당하게 향유할 행복추구권을 더 이상 침해해서는 안 된다.
환경은 부메랑이다. 선순환구조일 때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지만, 악순환에 빠지면 반드시 재앙으로 돌아옴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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