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나눔, 지속가능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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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참여와 나눔, 지속가능한 미래

최 영 열
전남도 종합민원실장
자원봉사는 비록 대가없는 노동이지만 봉사라는 고귀한 의미처럼 경제적 가치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자원봉사자의 시간 기여 가치는 기부(giving)에 의한 금전적 가치보다 최소 50%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2012년 자원봉사자 822만명의 자원봉사활동 시간 8억 3,455시간을 시간당 평균임금으로 환산하면 무려 13조3,011억원(GDP의 1.13%)에 이른다. 이렇듯 자원봉사는 개인에게는 보람을 심어주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아울러 상호 신뢰와 유대, 협력 등 사회자본을 축적하고 생산해내는 중요한 활동임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국력은 비단 물질자본과 인적자본 뿐만이 아니라 제3의 자본인 사회자본의 축적과 생산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회자본은 사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신뢰와 규범, 그리고 네트워크 등과 같은 사회조직의 특성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UNDP의 ‘2011 인간개발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물질자본(국민소득)과 인적자본(인간개발)은 세계 186개국 중에서 각각 27위와 15위로 선진국대열에 진입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OECD에서 삶의 질 척도로도 활용되는 나눔지수와 신뢰지표는 중위권과 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눔과 봉사의 성숙도에 따라 선진 시민사회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거’는 “자원봉사는 21세기 인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활동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구촌은 현재 초자연현상과 난개발, 민족과 국가간의 갈등과 반목 등의 사유로 재난재해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그 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웃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 간의 협력도 절실한 때다. 지식과 재능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나서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살찌우고 사회의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아름답고 가치 있는 참여라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요즈음 연예인, 의사, 변호사, 미용사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지식,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활용한 봉사활동 참여율 또한 증가추세다. 이른바 재능 나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남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재능에서부터 생업을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재능까지 그 종류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며 가히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또 개인뿐만 아니라 동창회 등 사적모임이나 단체기관과 학교 등도 각기 설립의 목적이나 하는 일에 따라 재능 나눔을 행사할 수 도 있다. 한사람의 재능이 남과 나누면 모두의 재능이 되는 것으로 재능 나눔은 소외된 이웃에게 웃음을 주고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행복한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값진 선물이기 때문이다.
최근 고령사회에 대비해 은퇴와 함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노년기에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많은 여가활동 중에 자원봉사활동은 지속적인 자기개발과 함께 사회적 역할을 상실한 시기에 그 역할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다.
어르신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게 할 뿐 아니라 평생 축적되어 온 기량과 지혜를 발휘하게 해주면서 노년의 외로움을 잊게 해줄 수 있다. 또한, 선량하고 열정적인 사람들과 뜻을 함께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 줄 수 있다.
자원봉사의 길을 찾아보면 작은 마을에서부터 대규모 국제 행사장까지 손길이 필요로 하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지금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도 방문객 안내 등 어르신들을 비롯한 자원 봉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 오는 10월 영암에서 4회째를 맞는 F1대회도 많은 부분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영암 삼호 현장기술자 60여명으로 구성된 ‘돌쇠가 떴다’라는 듬직한 이름의 자원봉사자들은 농촌의 고장 난 농기계를 수리해주는 등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봉사와 나눔의 소식은 현대 산업사회에서 자칫 메마를 수 있는 우리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과 기쁨을 안겨준다. 그리고 인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게 한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도움이 자신에게 큰 이익이 되어 돌아오고 그로 인해 이 사회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터전이 된다는 점에서 봉사활동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가는 지극히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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