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농민회 하계수련회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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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군 농민회 하계수련회 일파만파

내년 군수선거 특정인 지지 모양새 논란 가열

지역정가, 불필요한 과열초래 우려 목소리 커
영암군농민회(회장 양관진)가 최근 진도에서 개최한 하계수련회 ‘파장’이 일파만파다.
농민회가 벌써부터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내부반발이 이어지고 격론이 벌어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또 해당 특정후보는 농민회의 지지를 기정사실인양 적극 홍보하고 나섰고, 다른 후보들은 이를 적극 해명하는 등 불필요한 선거과열양상도 낳고 있다.
농민회는 지난 8월8일 진도의 한 해수욕장에서 하계수련회를 열었다. 이날 수련회에는 버스 40여대가 동원될 정도였고, 모두 1천200여명(경찰 추산)의 회원 및 농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하계수련회에는 내년 6월 치러질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따른 군수선거 출마예정자 4명과 김연일 의장, 김철호, 이보라미 의원 등 영암군의원들이 초청인사로 대거 참석했다.
논란은 행사진행을 맡은 측에서 이들 군수선거 출마예정자들에게 돌아가며 발언기회를 부여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행사진행자는 4명 가운데 A씨에게 가장 먼저 발언기회를 줬고, 그것도 모자랐는지 듣는 이에 따라서는 내년 군수선거에서 이미 당선된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소개말까지 곁들이는 등 극도의 예우를 갖췄다. 반면에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가, 나, 다 순으로 발언기회를 부여했다. 4명을 가, 나, 다 순으로 할 경우 A씨의 발언순서는 두 번째다.
이 때문에 이들의 발언이 끝난 뒤 해수욕장 곳곳에서는 수군거림이 이어졌다. 또 행사 내내 농민회가 A씨를 밀기로 했다는 설이 공공연히 떠돌았다. 진행자의 소개멘트에도 불구하고 A씨가 아닌 다른 입지자의 연설이 훌륭했다느니 또 다른 입지자는 낙제점이라는 등의 입방아가 이어지기도 했다.
초청인사로 참석한 K씨는 이날 행사에 대해 “진행자의 소개 태도나 그 내용으로 미뤄볼 때 이날 수련회는 사실상 A씨에 대한 지지모임이나 다름없는 듯해 깜짝 놀랐다”면서 “이는 비단 초청인사들 뿐 아니라 농민회 회원들과 일반 농민들 느낌 역시 마찬가지로, 벌써부터 농민회가 특정인을 미는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논란은 수련회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민회 내부에서는 이날 수련회 때 벌어진 A씨에 대한 ‘예우’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그 적절성에 대한 격론과 반발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영암군농민회는 영암군내 11개 읍면 가운데 시종면, 신북면, 미암면, 도포면 등 4개 면 농민회로 구성되면서 내부적으로 A씨를 지지하는 세력과 다른 두 출마예정자를 지지하는 세력 등으로 나뉘어 있는 복잡한 양상이어서 상호간에 심각한 대립구도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 출마예정자에게 단일화를 요구해 단일후보를 지지하자는 섣부른 의견도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농민회 사정을 잘 아는 K씨는 “결론은 농민단체인 농민회가 회원들의 의견수렴 등 아무런 절차나 검증도 거치지 않고 특정인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보여준 것으로, 이는 농민회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면서 “더구나 선거까지 기간이 아직 많이 남은 마당에 농민회가 앞장서 과열경쟁을 부추긴 꼴이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11개 읍면 가운데 4개 면에 조직을 가진 농민회가 마치 선거결과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듯 벌써부터 누구를 지지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 자체가 억지인데다, 수련회 때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모양새 또한 우습다”고 꼬집었다.
지역정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움직임 등 정치변화를 생각할 때 예비후보 등록도 하기 전에 특정인을 지지하려들 일이 아니라 난립하게 될 후보 단일화 등에 시민사회단체로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한 상황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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