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의 숨결이 나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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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인의 숨결이 나를 깨우다

조 선 아
영암여고 2학년
영암군에서 후원하고 영암여고가 주관한 ‘일본 왕인문화 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여름방학 기간인 8월 13일부터 8월 17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일본 내 왕인박사유적지에 다녀왔다.
나는 영암에서 태어나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영암여고로 진학한 이후에야 ‘왕인박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왕인박사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그 동안 왕인의 업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일본인들에게 문자를 전하고 문화를 발전시켜서 일본 아스카 문화의 시조로 숭앙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이번 해외 왕인문화 탐방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왕인박사라는 인물이 일본에 가기 전에는 그냥 우리나라의 평범한 백성 중에 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당시 외국인의 신분으로 일본에 문화를 전파하고 발전시켰다는 사실자체가 놀라웠다. 그래서인지 일본에 있는 왕인박사유적지 앞에 단장된 무궁화 정원(無窮花園)을 보는 순간 평소의 무궁화와는 다른 큰 의미로 다가왔다.
왕인박사의 묘소가 일본에 있었지만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어서 무척 인상 깊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현지인에게 누가 관리하는지 물어봤더니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이 청소하며 직접 관리한다는 말을 듣고, 감명을 받았고 한편 감사하기까지 했다.
왕인박자유적지에 갔던 날이 마침 8월15일 광복절이었다. 그래서 더 큰 의미로 다가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먼 곳에서도 영암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고, 영암에서 산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우리나라를 침탈하여 우리에게 임진왜란이라는 치욕스러운 역사를 안겨준 풍신수길의 본거지인 오사카성에서는 국력이 약한 조선의 백성들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리며 잠시 울분에 젖기도 하고, 조선인의 코와 귀를 베어 거대한 무덤을 만든 귀무덤에서는 우리 조상의 코와 귀를 베어서 마치 전리품처럼 일본으로 가져와서 의기양양해 했을 왜병들의 모습과 코와 귀가 잘려 나간 채 힘없이 쓰러져 갔을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 내 머리 속에 맴돌면서 나 또한 가슴을 메이는 고통에 잠시 무언의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오사카 신사이바시 도톤보리의 번화가 건물마다 호화로운 불빛을 두른 대형 광고판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중심가의 대형 광고판마다 우리나라 한류 스타들의 모습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에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하기도 했다.
이번 해외 왕인문화 탐방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과 느낀 점이 참 많다. 특히 국력의 중요성과 세상을 보는 의식의 전환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우리 영암과 일본이 문화적으로 더욱 친밀해지고 상호 우호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끝으로 왕인의 후손으로 산다는 것에 긍지를 느끼면서 이런 좋은 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주신 영암군수님과 군민들의 배려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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