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노인정 좀 새로 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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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노인정 좀 새로 지어주세요”

무등파크맨션 노인들 지난 여름 폭염 악몽에 ‘몸서리’

폭염경보가 언제 해제될지 기약조차 없었던 지난여름 영암읍 교동리 3구 무등파크맨션의 노인들은 어린이 놀이터 나무 그늘 등을 전전하며 무더위를 견뎌야했다. 아파트 한 귀퉁이에 자리한 노인정이 ‘무더위쉼터’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노인 몇 명 드러누우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무등파크맨션은 지은 지 올해로 20여년 된 아파트로, 모두 240여세대에 거주인구만 640여명이나 됩니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60여명이나 되고 있지만,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노인정은 규모가 고작 41㎡에 불과합니다. 번듯한 노인회관을 짓는 것이 어르신들과 입주민들의 소원입니다.”
놀이터 등에서 무더위를 식히는 노인들을 보다 못한 교동리 3구 임정근 이장의 하소연이다.
무등파크맨션은 교동리 45번지 일대 영암실내체육관 옆에 영암군이 직접 건설에 나서 1994년 1월 준공해 분양했다. 23평형, 31평형, 38평형 등 모두 242세대로, 영암읍사무소에 따르면 거주인구는 모두 643명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8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지어진 노인정은 입구 반대편 구석진 곳에 자리한 41㎡ 정도의 건물이다. 아파트 신축 당시에는 지금처럼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날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음이다.
실제로 현재 노인정은 어르신 3∼4명이 선점하면 다른 어르신들은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비좁다. 그래도 10여명 정도는 몸을 부대끼며 지낼 수 있지만 가끔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노인정을 차지하는 날이면 다른 어르신들에게는 이용기회가 더 줄어든다. 게다가 노인정은 구석진 곳에 있어 하루 종일 햇빛보기가 어렵다. 올 여름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날이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푹푹 찐다.
노인정의 한 어르신(72)은 “차라리 단독주택이 있는 마을이라면 넓은 회관이나 정자 등이 있어 지낼만하지만 무등파크는 노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공간이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노인정이라고 있지만 너무 좁아 찾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69)은 “올 여름은 날씨가 너무 더워 집에서 가만히 앉아있기도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요즘 어느 마을이든 에어컨까지 갖춘 노인정이 지어져 있는 것을 감안해 마을로 치자면 규모가 매우 큰 무등파크맨션인 만큼 노인정을 새로 지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등파크맨션 노인정의 딱한 사정은 김일태 군수에게도 전해졌다. 김 군수가 최근 무등파크맨션을 직접 찾아 마을이장과 노인 등 입주민들과 대화를 갖고 마을 노인정의 확장 또는 신축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관계공무원에게 지시한 것.
임정근 이장은 “영암군이 복지정책에서 전국 최우수 군이자 특히 노인복지에서 가장 앞서가는 군답게 군정책임자가 어르신들의 고충을 직접 챙긴 것”이라고 반기면서 “군과 협조해 노인정 신축 또는 확장에 필요한 부지나 건물 등을 적극적으로 물색하는 등 어르신들의 숙원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등파크맨션 김원용 자치위원장과 신인식 관리소장도 “입주민들의 가용예산도 보태는 등 노인정이 가급적 빨리 신축 또는 확장될 수 있도록 입주민들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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