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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전남도지사
前 보훈처장관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생인 외손자가 뜸금없는 질문을 했다.
“할아버지, 6·25때 몇 살 이었어요?” “그때 어디 있었어요?” 나는 대답을 해주고 물었다. “6·25가 언제 일어났지?”하고. “1950년에 일어나서 1953년에 끝났어요”라고 대답했다. “누가 침략을 했지?” 물었더니 “북한이 침략했어요”라고 답을 해,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누구한테 들었느냐 물으니 엄마한테 들었다고 했다. 신통했다. 어린 머리에 6·25전쟁을 그렇게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니. 어렸을 때 바른 역사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했다.
여론조사기관에서 고교생들에게 6·25전쟁이 남침인가 북침인가 조사를 했더니, 북침이라는 답이 69%나 되었다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갤럽에서 남침과 북침의 의미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 보았더니, 상당수가 남침은 남한에서 북한을 침략한 것이고, 북침은 북한에서 남한을 침략한 것으로 잘 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부에서는 ‘남침’을 ‘북한의 남침’으로 표기하도록 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현주소와 학생들의 역사인식 상황을 생생하게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은 단순한 지식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긍지를 갖게 하고 국가의 혼을 가슴속에 심어주는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이 독도를 자기 나라 영토라 억지 주장을 하고, 침략행위와 위안부강제동원 등 갖은 악행을 다 저질러 놓고도 이를 강력 부인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서, 삼국시대 만주를 비롯한 중국대륙 동북부를 장악한 고구려와 이를 이은 발해를 중국의 지방정부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나라의 발자취를 올바르게 인식하여, 우리 것을 소중하게 지키고 당당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역사는 교육을 통하여 인식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모든 나라가 학교 교과에 국사과목을 편성하여 교육을 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사교육에 대해 열띤 논의가 되고 있는 것도 국사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국사교육은 교과의 편성, 교과서 내용, 교사의 가르침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입시과목 중심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 2005년 국사과목을 공통필수에서 인문계 선택으로 바꾸자, 수능응시자 가운데 국사응시자 비율이 100%에서 27.7%로 곤두박질쳤다. 이 비율은 2013학년도에는 7.1%까지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니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알 리가 없다. 따라서 한국사를 수능필수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제기되어 논란 끝에 2017년도부터 한국사를 수능필수로 하기로 했다. 그리해야 국사교육이 제대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에는 올바른 내용이 수록되어야 한다. 가장 논란이 되어 온 것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정당성과 6.25전쟁 관련 사안 등 이다. 좌파적 시각에 따라 기록한 교과서 내용은 감수성이 강한 젊은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그르칠 수 있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공개된 비밀문건은, 북한의 공산정권수립이 1945년 9월 20일 스탈린의 지령에 따라, 1946년 2월 8일 조선인민위원회를 구성하고, 남북협상이라는 위장전술까지 써 가면서 계획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잘 밝혀주고 있다.
그런 속셈을 가진 북한당국은 유엔감시단이 38선을 넘지 못하게 했다. 유엔 결의에 따라 선거가 가능한 38선 이남에서 유엔감시 하에 총선거를 실시하여 국회가 구성되고 헌법이 제정되어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었다. 역사적 굴곡은 있었지만 산업화와 민주화과정을 거쳐,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정통성을 폄훼하려는 그릇된 사례는 시정 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교육을 담당한 선생님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설명이다. 바른 교과내용이라도 선생님들이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인식이 달라진다. 역사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이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참된 역사교육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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