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즘(McCarthy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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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즘(McCarthyism)

요즘 우리의 ‘종북’ 논란처럼 미국에서도 선동주의가 판치던 때가 있었다. 50년대 초·중반 미국을 휩쓴 반(反)공산주의 선풍인 ‘매카시즘(McCarthyism)’이 그것이다. J.R.매카시는 당시 위스콘신주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1950년2월 의회 연설을 통해 “국무성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고 ‘폭탄발언’ 한다. 그 뒤 행해진 공산주의자의 적발 및 추방은 차라리 광풍(狂風)에 가까웠다. 미국인들은 당시 중국의 공산화와 6·25전쟁 등 공산세력의 급격한 팽창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매카시즘의 첫 공격목표는 중국정책에 영향력이 컸던 외교관과 국무성, 그리고 학계의 이른바 중국 통(通) 정치학자들이었다. 심지어는 트루먼 대통령도 비난을 받았고, 덜레스 국무장관도 공포에 떨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외교정책은 필요 이상으로 경색된 반공노선을 걸어야 했다. 미국의 대외적 위신 뿐 아니다. 국내 각계 각 분야의 지적(知的) 황폐화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는 것이 후대의 한결같은 평가다. 아무런 비전도 없는 타고난 선동가에 의해 저질러진 매카시즘(McCarthyism)의 폐해는 그야말로 막대했다.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관여 및 정치 개입 혐의 등과 관련해 ‘신종 매카시즘’이라 규정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이 근거 없이 무차별적으로 종북(從北) 딱지를 붙이는 신종 매카시즘의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한 것이다. 검찰의 ‘매카시즘’ 규정은 원 전 원장이 국내 정치권의 특정정파를 위해 이른바 ‘반공’ 이슈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재판결과가 사뭇 주목되나 ‘내란음모죄’ 수사의 타이밍이 워낙 절묘하다. 조선왕조실록으로 따지자면 ‘역모’에 해당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국민 된 도리로 숨죽일밖에 딴 수가 없다. 이래저래 국정원의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국기문란사태는 한동안 잊혀 질 수밖에 없을 듯싶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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