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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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

이름만 들어도 시끄러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란 판매기법이 있다. 우선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한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판매량이 늘어난다. 소비자들의 이목집중과 판매량 증대는 해당 상품의 질과는 무관하다. 소비자의 편의나 입장은 전혀 알 바 아니다. 오로지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각종 이슈로 요란스럽게 치장해 구설수에 오르도록 하거나, 화젯거리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판매를 늘리는 마케팅 기법이기 때문이다. 이름이 ‘노이즈’인 것은 소음이나 잡음처럼 각종 이슈나 구설수를 일부러 조성하기 때문이다. 노이즈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든 상관없이 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만을 부추길 목적이다. 얼마 전 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2007년 학력위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씨를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했다가 거센 반발과 비난을 샀다. 대학교수와 큐레이터였던 신정아씨는 예일대 박사학위 위조로 파면됐다. 미술관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참여정부 고위관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런 신정아씨를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한데 대해 누리꾼들은 해당 종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을 섭외하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시청률 상승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청률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얄팍한 상술이라는 지적이었다. 결국 해당 종편은 그 방침을 취소해야 했다. ‘노이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쉽게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지속적으로 반복하다보면 최소한의 신뢰성까지도 잃게 되고 불신만 조장하게 된다. 요즘 주요 정치적, 사회적 현안마다 목청만 클 뿐인 한 물 간 원로들을 내세워 요란법석을 떠는 종편들의 토론 프로그램 역시 ‘노이즈 마케팅’이라 부를만하다. 논리나 정황증거 따윈 필요 없다. 감정에 호소해 큰 소리로 질타하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근거 없어도 폭로하면 그만이다. 정말로 시끄러운 세상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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