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변수는 집권세력이 위기를 벗어나거나 다수 국민들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할 필요가 있을 때 항상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활용하던 카드였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NLL 포기논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 그리고 정부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제출한 것 모두 엄밀히 따져보면 북풍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정권이 꺼내든 북풍의 다른 이름들인 것이다. 지금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이런 매카시즘의 목표는 당연히 진실이 아니다. 역대 정권이 휘둘렀던 북풍의 실체는 오히려 진실을 가리기 위한 이념의 폭력이었던 것처럼.
요즘 북풍은 가끔 ‘지역감정’이라는 이데올로기의 탈을 쓰고 나타난다. 호남인을 근거 없이 ‘종북좌파’내지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는 일이 그것이다. 심지어는 ‘호남하면 부정, 반대, 비판, 과거 집착 등 4가지 단어가 떠오른다’는 말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애초에 박정희가 그 싹을 키웠던 지역감정은 이제 북풍과 한 몸이 되어 정통성의 위기를 벗어날 탈출구로 쓰이고 있다. 감춰진 권력의 폭력적 광기에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지역감정까지 동원한 ‘종북몰이’의 치명적 결함은 역시 ‘진실의 결여’다. 언제나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그것도 조만간에 말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