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개오(轉迷開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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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개오(轉迷開悟)

‘미망(迷妄)에서 돌아 나와 깨달음을 얻자’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말 전국의 교수 617명을 대상으로 2014 갑오년(甲午年)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를 설문한 결과 27.5%(170명)가 이 ‘전미개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번뇌로 인한 미혹(迷惑)에서 벗어나 열반(涅槃)을 깨닫는 마음에 이르는 것을 뜻하는 불교 용어라고 한다.
2013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 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를 선정한 교수신문이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전미개오를 선택한 것은 “올 한 해 동안 있었던 속임과 거짓에서 벗어나 진실을 깨닫고 새로운 한 해를 열어가자는 의미”(문성훈 서울여대 교수)라 한다. 또 “(본래)정치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원래대로 회복시킨다는 의미다. 가짜와 거짓이 횡행했던 지난해 미망에서 돌아 나와 깨달음을 얻어 진짜와 진실이 승리하는 한 해를 열어가야 한다”(박재우 한국외대 교수)는 염원도 담겨있다고 교수신문은 설명했다.
전미개오 말고도 ‘격탁양청’(激濁揚淸)이 23.8%의 선택을 받아 2위에 올랐다고 한다. ‘당서’(唐書)의 ‘왕규전’(王珪傳)에 나오는 말로, ‘흐린 물을 씻어내고 맑은 물을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부패에 찌든 정치권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시각이 담겨져 있다. 또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의미의 ‘여민동락’(與民同樂)도 23.6%로 희망의 사자성어 3위에 올랐다.
애독자들도 기억할 것이지만, 교수신문은 지난해 이맘때 2013 계사년(癸巳年)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꼽았다. ‘춘추좌전’에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교수들의 희망과 달리 역사는 과거로 회귀했다. 유신독재의 망령이 부활한 듯 착각이 들 정도로 시대착오적 행태마저 되풀이됐다. 교수들이 꼽은 희망의 사자성어가 그대로 실현되는 해는 과연 언제일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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