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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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론

1973년 조지 소로스와 공동으로 헤지펀드(국제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자금)인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 동안 무려 4천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투자의 전설’ 짐 로저스(Jim Rogers)가 북한을 최고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로저스 홀딩스’ 회장으로 ‘원자재 투자의 귀재’로도 불리는 그가 지난 1월14일 노르웨이 투자회사 ‘스카겐’이 영국에서 개최한 새해 순회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할 수만 있다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미국 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잇단 방북에 대해서도 “아버지(김정일) 시대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의 조짐”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짐 로저스가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한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통일은 대박”으로 인용됐다. 취임 후 거의 1년 만에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던진 ‘통일대박론’은 주로 보수언론들에 의해 기획시리즈가 만들어지며 국민들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로저스 회장이 국내 한 보수언론과 인터뷰서 밝힌 것처럼 “(통일로)남한의 자본·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천연자원이 결합할 경우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차 있다.
과연 통일은 대박(大舶)일까? 심지어 보수언론의 기획시리즈물을 샅샅이 훑어도 결론은 같다. ‘과정’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통일은 민족의 명운을 건 ‘도박’이요, 자칫하면 ‘쪽박’이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정치·경제·군사·사회·문화 모든 부문에서 하나하나 빗장을 풀어내는 준비 없는 통일은 환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에 이어 북한과 대화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지금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임을 애써 강조한 의미는 뭘까? 혹시 ‘퍼주기’와 ‘종북’ 프레임에 갇혀버린 통일의 염원마저 수구보수의 정치도구로 전락한 건 아닐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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