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로 자리 잡은 장기 휴·폐업 주유소,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검색 입력폼
 
특별기고

흉물로 자리 잡은 장기 휴·폐업 주유소,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나광국 전남도의원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평균적으로 527개 정도의 주유소가 휴업하고, 총 1,143개 주유소가 폐업했다. 반면 신규 등록 주유소는 82개에 불과했으며,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주유소는 11,700개에서 11,023개로 627개가 줄었다.

같은 기간 전남에서는 135개 주유소가 폐업하고, 최소 한 번 이상 휴업한 적 있는 주유소는 41개였다. 올해 1월 기준 정상영업 중인 주유소는 857개였다.

주유소 업계는 불황의 원인을 알뜰주유소로 인한 가격경쟁과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산에 따른 영업이익의 감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1.8~2.5% 사이로 전체 도소매 업종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영업 중단 이후 장기간 방치된 주유소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전남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방치되어 흉물로 전락한 주유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남의 경우 최근 10년간 2년 이상 장기 휴업에 들어간 주유소는 18개에 달하며, 이 중 10년 넘게 휴업하는 곳은 3곳이나 된다. 이러한 주유소들은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토양오염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범죄장소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주유소들이 방치되는 이유는 폐업하는 데에 드는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주유소를 폐업하려면 토양환경보전법과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토양오염 조사를 받은 뒤 시설물 철거와 토양 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통상 300㎡ 규모 주유소 1곳의 시설물 철거 비용은 7,000만 원 수준이지만 토양 정화 비용에 최소 5,000만 원에서 3억 원 정도가 추가된다고 한다.

도심이나 교통량이 많은 지역의 주유소는 활용 가치가 높아 토지 판매 대금으로 비용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농어촌 시골 지역은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장사가 안되어서 그만두는데 이마저도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면 업주 입장에서는 폐업보다 그냥 방치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정치권이 함께 나서야 한다. 현행 석유사업법에 공제조합에서 전업 및 폐업 자금을 일부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정작 공제조합 자체가 없다. 한국주유소협회 등 업계에서 조합 설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의 미온적 태도에 요원한 실정이다.

또한 지난 2022년 국회에서 경영악화 등의 사유로 휴·폐업 신고를 한 경우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석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지자체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계류되고 있다. 제22대 국회가 다음 달 30일에 출범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법안은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다음 국회에서 조속히 재발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와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경영악화로 고통받는 주유소를 위해 나서야 한다. 폐업 비용에 대한 보조금 지원뿐 아니라 전업을 고려하는 주유소를 적극 지원하여 새로운 수익모델을 확보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에 한 가지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과 전기차 충전시설, 물류 시설을 두루 갖춘 복합주유소이다. 이곳은 태양열 발전시설로 만든 전기를 전기차 충전과 주유소 운영에 사용하고,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택배 등 생활물류서비스 사업을 하기도 한다.

개인사업자의 경영 실패에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지원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간 방치된 주유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양오염과 범죄의 가능성, 알뜰주유소와 전기차 보급에 투입되는 세금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실패에 정부와 지자체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들의 실패가 환경오염과 범죄 등 불필요한 사회적비용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때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