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조례 준수… ‘군수 결단’ 부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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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뒤늦은 조례 준수… ‘군수 결단’ 부풀려

반대입장 고수하다 재원협의 완료 따라 급선회

■무상급식 전면시행 배경과 전망
운동본부 “조례는 없고 군수 결단만 있다” 비난
영암군이 내년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한 것은 기초지자체로는 드물게 관련 조례까지 제정해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선구자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무상급식 전면시행이 아무리 당면한 시대의 과제라고는 하나 열악한 재정형편을 감안하면 다른 지역에 크게 앞선 조치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상급식 전면시행을 김일태 군수의 ‘결단’ 운운하며 치적으로 내세운 일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이번 조치가 내려지기까지 영암군무상급식주민운동본부(상임대표 조광백 정미숙)의 조례 준수 촉구 노력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도 없었다. 운동본부가 군 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영암군의 무상급식 전면시행 발표에는 이미 제정되어 있는 조례는 없고 군수의 결단만 있을 뿐”이라고 공개성토한 배경이기도 하다.
무상급식은 민선 5기 김일태 군수의 공양사항이다. 2011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관내 모든 학교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입장은 운동본부가 전면시행을 촉구하며 공개질의서까지 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었다. 지난 4월 제정된 ‘영암군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준수할 것을 촉구해온 운동본부의 당연한 요구를 최근까지 묵살할 정도로 군수의 입장은 확고부동했다.
이런 입장을 급선회하게 된데 대해 군은 첫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대부분 자치단체들이 무상급식조례를 제정할 때 전면시행이 아닌 예산의 범위 내서 연차적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으로 있고 학교급식법 개정 등 국가정책의 시행추이를 지켜보면서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김일태 군수의 결단으로 무상급식 전면시행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군수의 ‘외로운 결단’이자 ‘치적’인양 홍보했다. 하지만 수정된 보도자료는 ‘최근 전남도와 전남교육청의 재원부담 협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진데 따른 것’이라고 급히 바꿔졌다. 이번 조치가 김 군수의 공약사항이나 결단과는 무관하게 그동안 진행되어온 상급기관들과의 협의가 끝나 이뤄진 조치임을 실토한 것이다.
사실 이번 무상급식 전면시행은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적이고, 친환경 농산물 이용에 획기적 전기로 평가받고 있는 ‘영암군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영암군이 준수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군은 운동본부가 지난달 24일 낸 공개질의에 대한 최근 답변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의 찬반여론’ 내지 ‘국가와 지자체 급식경비 분담‘ 등 구태의연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무상급식에 반대의견을 가진 한나라당의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상급기관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 사실 외에 영암군이 전면시행을 위해 해놓은 조치는 사실상 없는 상황인 것이다.
영암군의회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례 준수를 위한 운동본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이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전면시행 조치를 계기로 조례 등 자치법규를 무시하는 집행부의 행태에 대해 의회가 앞장서서 이를 바로잡아가야 한다”는 운동본부 관계자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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