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비리 군민들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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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조선업계 비리 군민들 '개탄'

급여사용될 기성금까지 착복…협력사 정기상납도

“말로만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비난 고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 자정 결의도 절실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는 군민들을 한결같이 개탄하게 만들고 있다. 협력사 종업원의 급여로 사용되어야할 기성금까지 착복했는가 하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들로부터 정기상납까지 받는 등 불법과 부정이 도를 넘어선 때문이다.
현대삼호중, 대한조선은?
현대삼호중은 현대중공업이 2000년 부도가 난 한라중공업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삼호읍 용당리 일대 80여만평의 부지에 3개의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에 4조2천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수주실적 국내 5위인 굴지의 조선소다.
대한조선은 2004년 법정관리 중이던 신영조선공업(주)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2007년 해남군 화원면 구림리 일대 4만5천여평의 부지에 제1도크를 준공했다. 벌크선을 전문적으로 생산해왔으나 자금난으로 지난해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다. 2009년 매출액이 5천207억원 규모로 연간 18만톤급 벌크선 10척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경찰수사결과
전남지방경찰청은 이번 수사에서 3억1천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주고받은 조선소 임직원들과 협력사 사주 등 무려 28명을 적발했다.
이들 가운데 조선소 골리앗크레인의 주요 소모품인 와이어로프 구매대금 4억여원을 착복한 조선소 구매담당자와 납품업자 등 4명을 검거해 현대삼호중공업 B모 과장(42)과 납품업체 L모 사장(46)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되기도 했다.
이들이 금품을 주고받은 계기는 계약관계상 ‘갑’인 조선소와 ‘을’인 협력사의 ‘우열관계’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조선소는 건조할 선박을 수주하면 인도까지 여러 과정을 거친다. 가공공정(철판을 절단하는 절단공정과 절단한 철판을 특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소조공정), 판넬공정, 대조공정, 선행 의장공정, 도장공정, 건조공정, 후행 의장공정, 시운전공정 등이 그것이다.
조선소는 이 공정별로 협력사를 선정해 등록시키고, 협력사가 기술인력을 투입하면 조선소가 본사 직원을 통해 공정을 관리감독한다. 또 각 공정에 투입되는 장갑 등 일체의 기자재는 조선소가 구매해 제공한다. 협력사는 그야말로 단순히 기술인력만 투입, 관리하고 진행 공정에 따라 계약된 기성금을 지급받아 소속 기술 인력들의 급여 등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
이번 경찰수사에서 적발된 이들은 이같은 계약지위상 갑과 을의 지위를 적극(?) 활용했다.
우선 조선소 임직원들은 협력사에 비해 훨씬 많은 급여와 복지혜택을 받고 있으면서도 협력사 직원들의 급여 등으로 사용돼야 할 기성금의 일부를 뇌물로 받았다. 조선소 내부적으로 매년 윤리경영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제출해온 것은 헛구호였던 셈이다.
협력사들 역시 조선소 임직원들의 눈밖에 나는 것은 하루아침에 도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소속 기술 인력들도 무직자 신세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조선소 임직원들에게 상시적인 금품과 향응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협력사 관계자들은 자신 회사의 공정을 관리 감독하는 조선소 임직원들에게 ‘편의를 봐 달라’, ‘수월한 작업을 하게 해 달라’, ‘기성을 잘 받게 해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2007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3년7개월동안 무려 315차례에 걸쳐 3억1천400만원의 금품을 월정금 형태로 주고받았다.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B모 과장과 L모 사장은 2007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년4개월간 모두 15차례에 걸쳐 4억원 상당의 와이어로프가 납품되지 않았음에도 전량 납품된 것으로 허위검수한 뒤 기성금이 지급되면 이를 나눠 가지는 수법을 썼다.
와이어로프는 수백톤의 블록을 들어 올리는데 사용된다. 현장의 안전과 직결되는 용품인 것이다. 이들이 동료들의 안전을 담보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민 반응 및 전망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부정 비리가 대불산단과 삼호산단에서 저질러진데 대해 지역민들은 당혹감과 함께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주민 A씨는 “현대삼호중공업은 국내 굴지의 조선업체로 지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부정행위가 저질러진 것 자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도 “조선업이 전남의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니 실망스럽다”면서 “세계시장에서 경쟁에서 승리하기는커녕 도태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민들은 “현대삼호중이 그동안 지역사회 환원사업 등에 있어 본연의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면서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지역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참다운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명준 기자 gm119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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