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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삼정 KPMG 그룹 부회장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로 남북간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분노한 민심으로 응징하라는 목소리만 넘쳐난다. 한반도가 위험하다. 국민은 국민대로 도발의 충격에 따른 집단적 무기력증과 정신적 트라우마(외상성스트레스장애) 증후군에 빠져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 바로잡기 위해서는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따지면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을 규명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지금은 덮자. 국민은 왜 이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지 더 잘 알고 있다. 우선 당장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한가지 분명한 명제는 ‘전쟁은 민족의 공멸이다’라는 것이다. 우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다음으로 민족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지킬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해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실체를 바로 알아야 한다. 그 실체는 북한의 통치체제의 특수성과 인민의 피폐한 생활상을 통해 이미 확인되어 있다. 북한의 통치방식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것으로써 군을 국정의 전면에 내세운 정치체제를 표방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북한 체제의 개혁이 최우선 과제이다.
한반도 위기해소 북 체제개혁이 과제
북한의 통치체제, 무엇이 문제인가? 북한은 1975년 이전까지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정치이념으로 신봉했다. 이후, 김일성 집권체제가 장기화 되면서 1977년 주체사상을 북한의 공식 이념으로 채택했다. 그때부터 사실상 마르크스-레닌주의와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김일성 사망과 함께 김정일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1995년 1월 국가의 자주성 실현을 명분으로 군대를 국가의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통치이념 담은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선군정치(先軍政治)’이다.
선군정치란 무엇인가? 엄밀히 말하면 선군통치(先軍統治)가 더 적합한 표현이다. 한마디로 무력을 앞세운 통치체제로써 군대를 사회계층의 최상위에 놓는 것이다. 군인, 노동자, 농민, 지식인 순이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국정운영 시스템을 군대식 지휘체계로 운영한다. 당 보다 군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국가 예산과 입법 등 국정운영의 전반을 군이 주도한다. 정치권력의 군부집중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분립의 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적 갈등과 이해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정치의 영역이 존재할 수 없다. 상하, 좌우, 계층간의 대화와 소통을 통한 합의의 과정은 생략된다. 그래서 위험할 수 밖에 없다.
북한, 국정운영 군 주도 선군체제
더욱 걱정되는 것은 김정은 권력까지도 선군을 통치전략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권력에 대한 주민의 선택권을 허용하지 않는 체제에서 내부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북한 최고 지도부는 경제위기 극복하고 강성대국을 건설하는데도 선군정치가 가장 유효한 체제라는 확신에 차 있다. 노동력에 의존해 국가 인프라를 건설하는 등 경제건설을 이끌어 온 성과로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강성대국을 꿈꾼다면 군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경제는 군의 영역이 아니다. 경제발전은 자율과 창의, 경쟁이 존중되는 민간의 총체적 역량을 통해 이루어 진다. 경제 없는 강성대국은 허울에 불과하다.
경제가 어려워 질수록 군은 전쟁에서 해법을 찾으려 한다. 북의 연평도 공격처럼 선군의 총구는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 한국 정부의 인내와 자제력이 없었다면 민족 공멸의 위기를 부를 무모한 도발이다. 이 같은 비이성적 의사결정은 군의 우월적 지위가 유지되는 한 언제든지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민족의 공멸을 피하려면 북한도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단초(端初)는 ‘선군정치’에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 역시 북한의 선군통치를 변화시키는데 모아져야 한다. 그 시작은 북한의 국정운영에 당과 직업관료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을 때 가능해 진다. 현재 북한 노동당의 입장은 화폐개혁의 실패 등 심화된 경제위기로 인해 매우 어려운 처지이다. 북한 스스로 건강하고 이성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력을 키워야 한다.
선군의 총구 어디로 향할지···
국제사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주요 국정의제를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대화의 창구를 열고 역할을 부과함으로써 출구를 열어 줄 수 있다. 지금으로써 국제사회가 북한의 변화를 도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선군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의 대북전략과 북·미 관계의 개선에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그 방향은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남북간에 평화가 정착되면 선군정치의 필요성은 사라진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평화와 통일의 관계를 선 순환으로 작동 시킬 수 있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야 한다. 그 같은 상황조성에 남북이 모두 협력해야 한다. 지구상 어느 나라도 군이 일상적으로 경제개발이나 국가정책을 주관하는 나라는 없다. 북은 권력이양을 조기에 매듭짓고 선경(先經), 선민(先民)정치로 전환해야 한다.
김명전 www.yanews.net
2026.01.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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