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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우스님
월출산도갑사 주지

2011년은 토끼의 해입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예지의 동물로 서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귀여운 동물입니다.
우리나라 고전에 나오는 토끼는 거북이(龜公)의 꾀임에 넘어가 바다속에 까지 들어갔다가 도리어 용왕을 속이고 살아났으며, 함정에 빠진 호랑이가 자기를 구해준 행인을 잡아먹으려 할 때 훌륭한 재판장이 되어 선량한 행인을 살려주고 간악한 호랑이를 다시 함정에 빠지게 합니다.
그러나 불경에 나오는 토끼는 매우 그 양상이 다름니다.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여 주위의 생명을 구원하는 살신성인의 보살토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옛날 인도 베나레스 근처에 여우, 원숭이, 토끼 세 짐승이 살고 있었다.
우정이 지극히 두터워 서로 사랑하기를 제 몸같이 하였습니다.
제석천왕(옥황상제)은 크게 감동하여 진실을 시험코자 늙은 사람의 모양을 하고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너희들 별일 없이 잘 있었느냐?’
‘예, 우리들은 날마다 숲과 숲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아주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너희들이 매우 사이좋게 잘 지낸다는 말을 듣고 하도 기뻐 이 늙은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으나, 별안간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구나, 너희들 미안하지만 뭐 먹을 것 좀 갔다주지 않으렴-’ ‘좋습니다 할아버지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하고 다 같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갔습니다.
얼마 후 여우는 물가에 가서 생선을 잡아 가지고 오고, 원숭이는 숲속에 들어가 나무 과실을 따 왔으나, 토끼는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않고 빈손으로 와 주위를 뱅뱅 돌았습니다.
노인이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가?’ ‘아닙니다. 저는 저대로 생각이 따로 있어 그랬습니다.’ 하고 옆에 있던 원숭이와 여우에게 말했습니다.
‘나를 위해 마른나무 한단씩만 구해다 다오.’ 여우와 원숭이는 곧 나무를 해다 쌓았다.
토끼는 곧 그 나무에 불을 놓고 훨훨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엄숙한 태도로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쓸데없는 물건입니다. 원컨대 이 몸을 공양 하십시오?’ 하고 훨훨 타오르는 볼꽃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때 늙은 사람은 제석천왕의 본 모습으로 나타나 타다 남은 토끼를 잿더미 속에서 꺼내 들고 탄식하며, ‘실로 나는 너희들의 진정성을 시험코자 왔다.
그러나 지금 토끼의 소신공양(燒身供養)을 보고 다시한번 놀랐다.
이와 같이 훌륭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토끼의 자취를 영멸해 버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이제 토끼의 모습을 달 속에 붙여 길이 후세에 본이 되게 하리라.‘ 하고 곧 그의 모습을 달속에 그려 넣었습니다.
부처님은 이 설화에서 ‘그때의 토끼는 바로 오늘 나다.’하였습니다. 이 설화는 부처님이 전생에 불도를 구하기 위하여 몸을 버려 중생을 구제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또 한해를 맞이하면서 토끼와 같은 진정성으로 함께하는 복된 신묘년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월우스님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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